<화요특집-FA시스템> 주요 제품.. CNC장치

 컴퓨터 수치제어(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장치는 공작기계를 비롯한 기계류를 제어하는 대표적인 메트로닉스 산업으로 공작기계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장치다. 특히 CNC 장치는 기계·전자·컴퓨터·통신·신소재 등 첨단기술의 복합체로 시스템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일본·독일·미국 등 선진국들이 기술 이전을 철저히 회피하는 분야여서 이들 국가로부터의 기술종속을 면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은 공작기계에 장착될 CNC 장치를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다 보니 가격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고, 이는 국내 전산업계의 경쟁력 저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CNC 장치 기술은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현대정공·대우중공업·삼성전자·터보테크 등 민간기업들은 CNC 장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95년 12월부터 99년 9월까지 총 46개월간 367억원(정부출연 177억원, 민간부담 190억원)을 투입, 개방형 CNC 장치 개발을 추진해 오는 9월 이후 상품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정부는 상품화 성공을 위해 각 분야별로 분산 개발중이던 기술을 최종 통합하는 시스템통합(SI) 사업자로 터보테크를 선정하고 막바지 상품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터보테크를 SI업체로 선정한 것은 이 회사의 CNC 장치 개발 방향이 고정밀화, 복합기능화, PCNC화 등 컨트롤러 기술 추이와 일치하고 10여년간 독자적으로 NC장치를 개발, 생산해온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생산물량 확보에 관한 전업계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이 프로젝트는 결국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실제 과거에도 나름대로 CNC 장치를 국산화했으나 이같은 문제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거나 시스템을 안정화시키지 못하고 도태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IMF 관리체제 하에서 공작기계 내수시장이 붕괴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CNC 장치 업체들은 공작기계 메이커들과 동일한 수준의 강한 직격탄을 맞았다. 터보테크와 함께 CNC 장치 기술 개발을 주도해 왔던 통일중공업이 부도 처리됐고, 한국산전이 퇴출됐으며 현대정공도 이달 말 현대자동차로 합병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프로젝트화한 셈이다.

 한편 한국와콤전자로 사업을 이관한 통일중공업과 대우중공업에 인수된 한국산전, 현대자동차로 분할 합병되는 현대정공의 사업 위축에도 불구하고 CNC 장치 시장은 공작기계 내수 수주증가에 힘입어 800억원대였던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1200억원대로 회복될 것으로 추정된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