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자·정보통신산업은 외환위기로 인해 인원감축과 설비투자 축소 등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기술집약형 제품의 수출이 늘고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이 활기를 띠는 등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고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13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강진구)가 자체적으로 조사·분석한 「98년 한국의 전자산업 주요 실적」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정보통신업계는 기업부설 연구소 확충, 특허획득 노력 강화, 외국인 투자유치 및 신제품 개발 확대, 종업원에 의한 분사(약 70개사), 아웃소싱 강화 등 기업구조 고도화를 활발히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정보통신업계는 특히 지난해 MP3, 디지털TV, 18인치급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1기가 D램, 적층세라믹칩콘덴서(MLCC), 다층PCB, 비동기전송방식(ATM)용 칩세트, 이동전화기 등 신제품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정보통신 분야로 품목을 고도화해 전자산업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반도체·컴퓨터·이동전화기 등 기술집약 품목 수출이 크게 늘어 전자·정보통신제품 전체 수출에서 이들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년 38%에서 지난해에는 64%로 8년 만에 2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이들 제품의 연평균 수출성장률도 18%에 달하는 등 전자산업 전체 수출성장률의 10.6%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서도 지난 5월 말까지 컴퓨터와 LCD 수출이 각각 452.2%, 400.6% 늘어난 것을 비롯, 이동전화기 수출도 144.4% 증가하는 등 정보통신기기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또한 전자·정보통신 관련 기업부설 연구소는 지난해 총 2195개로 97년보다 69% 증가했고 특허등록은 2만6740건(전 산업의 51% 차지)으로 122% 늘었으며 외국인 투자유치는 총 13억7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은 지난해 IMF체제 하에서 어려운 자금사정과 구조조정, 기업부도 증가 등으로 사업체 수는 5.6%, 고용인력은 13.4%, 설비투자는 52.2% 감소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회 관계자는 『지난해 전자·정보통신업계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연구개발활동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에 주력하는 등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최근 국내외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 LCD·이동전화기·PC·반도체 등 주종품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공장 가동률도 증가하는 등 전자·정보통신산업의 구조 고도화가 더욱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