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무리 대우통신 행보는

 대우통신이 통신부문 매각, 3개 대우계열사 흡수합병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지난달 30일자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에 따라 대우통신의 향후 행보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우선 통신부문 매각으로 인해 홀로 남게 된 PC, OA단말기 등의 컴퓨터사업 부문이 어떠한 변화를 맞을 것인가와 제일정밀공업, 코람프라스틱, 경남금속 등 컴퓨터사업과는 이질적인 사업부문들과 컴퓨터사업 부문이 앞으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우통신은 특히 전임 유기범 사장이 물러나고 새롭게 강병호 사장이 취임, 사령탑이 바뀌면서 사업방향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더욱이 대우통신은 지난 5월 15일 제일정밀공업·코람프라스틱·경남금속 3사를 통합하는 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합병법인에 대해 자산규모 2조6000억원, 매출규모 2조8000억원의 대형 자동차 부품회사로 거듭날 것임을 천명함으로써 컴퓨터사업에 대한 정확한 청사진 및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대우통신은 지난 주총에서 PC부문과 OA부문에 대해서는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300% 이상씩 성장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윈칙적인 사업방향만을 제시했다. 대우통신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합병법인의 사업방향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대우그룹에서 제시하고 있는 그룹차원의 사업전략과 강병호 신임사장의 경영구상에 따라 결정될 사안일 뿐』이라고 밝혔다.

 강병호 신임사장도 대우그룹의 갑작스러운 인사발표에 따라 신임사장으로 부임한데다 그동안의 경력과 이력을 볼 때, 대우정밀공업을 제외한 통합3사와 직접적인 업무관계가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통합법인의 사업전개 방향에 대해 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호 사장은 지난 5일 취임이후 통합 4사의 업무파악에 들어가 우선적으로 각 사별 자금부문을 통합한 데 이어 합병법인의 새로운 회사명을 공모하는 등 새로운 틀을 짜기 시작했다.

 강 사장의 사업 구상내용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합병법인은 기존 각 사별 사업부문을 그대로 인정해 컴퓨터사업 부문과 자동차부품사업 부문, 방위사업을 포함한 기타사업 부문 등 크게 3개 부문으로 나누는 방안이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대우통신의 새로운 사업방향은 △매출액이 가장 큰 컴퓨터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자동차부품사업과 방위사업부문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과 △대우그룹의 전략적 사업분야인 자동차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자동차부품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나머지를 보조개념으로 삼는 방안 △그리고 각 사업을 독립적으로 별도 유지하는 방안 등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관련업계에서는 PC와 OA를 포함한 컴퓨터 사업부문이 지난해 1조원의 매출액을 달성, 3사 사업부문을 합친 전체 합병법인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사실상 합병법인의 주력 사업군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컴퓨터부문은 다른 사업부문과는 달리 올들어 내수와 수출 모두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통신이 컴퓨터사업보다는 자동차부품쪽에 무게중심을 더 둘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지난 5월에 개최한 합병주총에서 『합병법인은 자동차 종합부품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대우그룹이 자동차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합4사의 사업이 서로 연관성이 없는 만큼 대우통신이 각 부문을 별도 사업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강 사장은 새로운 사업방향 정립을 위해 이달 초부터 종전 4사 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협의에 들어갔다. 신임 강병호 사장의 이같은 발빠른 행보에 미루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에 통합회사의 사업방향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합병법인의 사업전략이 구체화되면 인력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예견되고 있다. 강 사장이 대우자동차 재직시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경험이 있는데다 이질적인 사업부문을 조속히 한울타리로 응집시키려면 구조조정이 최우선 과제기 때문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