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선방송협회 경기도 지부, 중계유선장비 공동구매

 중계유선망을 활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데이콤(대표 곽치영)의 지원을 받아 경기지역 중계유선방송업체들이 망 업그레이드를 추진중인 가운데 한국유선방송협회 경기도지부(지부장 권금자)가 특정 장비를 공동구매키로 결정, 장비공급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유선방송협회 경기도지부는 데이콤이 중계유선사업자들의 망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기 위해 업체당 3억원씩의 시설개선자금을 3년간 무이자 융자해 주기로 함에 따라 광가입자망(ONU) 장비는 미국 사이언티픽 애틀랜타(SA)사 제품, 동축케이블은 미국 TFC와 컴스코프사 가운데 한 업체를 선정해 공동 발주키로 결정, 나머지 국내외 케이블TV 장비공급사들로부터 「특혜」시비를 받고 있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경기도지부가 특정 업체의 제품을 미리 선정하는 바람에 나머지 업체들은 제안서도 제출해보지 못한 채 원천 배제됐다』고 말하고 『이번에 선정된 업체들이 대부분 해외 업체들이라 외화낭비 소지가 있는데다 일부 제품은 인지도도 크게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기도지부가 사업자들의 자금 유용을 막는다는 명분하에 통장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는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선방송협회 경기도지부 이극호 사무국장은 『일부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공동구매에 따른 경제적인 이익을 꾀하기 위해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지 특정 업체를 봐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국산 장비에 대한 품질 신뢰성을 테스트한 결과 기대치에 못미쳐 외산을 택하게 됐지만 광케이블은 국내 업체들의 품질이 괜찮은 편이어서 현재 대우·LG 가운데 한 업체를 선정, 공동구매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부가 통장을 관리하는 데 대해서도 『통장을 업체별로 나눠줄 경우 업무추진의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사업자들이 다른 용도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막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이콤의 조창환 케이블데이타사업본부장은 『장비 구매는 데이콤과는 무관한 일로 전적으로 업체들의 자율사항이나 특정 제품에 대한 공동구매가 사실이라면 자금지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유선방송협회 경기도지부와 데이콤은 지난 10일 중계유선방송망을 활용한 초고속 인터넷과 PC통신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초고속 케이블 인터넷사업 협력 계약」에 서명했으며 현재 경기지역의 30여개 중계유선방송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