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호수와 낭만의 도시 "춘천"

 「멀티미디어와 애니메이션 산업에 시의 미래를 걸었다.」

 아련히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에 다정한 연인을 떠오르게 하는 낭만의 도시 춘천이 시 역사상 가장 큰 도전에 나섰다. 미래형 첨단도시를 목표로 전면적인 도시구조 개편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지역경제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지방자치시대의 개막은 춘천시에 커다란 숙제를 안겨줬다. 수도권 2000만 인구의 상수원 원류지역으로서 그린벨트·자연환경보전지역 등 이런 저런 규제에 묶여 있다. 환경친화적일 것, 지역경제의 확실한 발판이 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일 것, 시의 고유한 특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 등 춘천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주력산업을 찾아야 했다.

 결국 춘천시가 선택한 것은 멀티미디어·애니메이션·게임·패션·생물산업 등 다섯가지 첨단 미래산업이었다.

 춘천시는 계절마다 국제규모의 문화축제가 이어져온 문화의 도시다.

 문화적 콘텐츠 확보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 인구 24만명의 도시에 5개 대학이 산재해 있어 분야별 고급인력 양산이 가능하다.

 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적정규모의 중소도시라는 점과 무엇보다 청정산업이라는 점에서 멀티미디어 산업에 눈을 돌린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새로운 산업기회의 창출을 위해 춘천은 말 그대로 총체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우선 시청 기획실 산하에 미래산업담당관실을 설치, 전담 실무조직을 갖추었고 범시민 협의체도 구성했다.

 각종 조례를 개정, 벤처기업 육성기반을 마련했고 벤처기업 투자회사도 직접 설립했다.

 기술지원과 우수인력 공급기반 마련을 위해 5개 대학 외에 추가로 3개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해외주재 통상사무관을 파견해 해외 기업 및 도시들과의 연계 마케팅 지원체제 구축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구축 작업으로 현재 춘천시에는 총 66개 젊은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었다.

 춘천시는 앞으로 이같은 기반구조를 더욱 확장해 명실상부한 영상산업도시의 메카로 거듭난다는 야심이다.

 미래형 벤처기업 육성 종합센터인 하이테크벤처타운이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이고 6만평 규모의 자연섬에 국내 유일의 애니메이션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춘천시는 한국 최고의 멀티미디어밸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작은 도시 춘천시의 거대한 도전은 올해로 벌써 4년째를 맞고 있다.

<춘천=김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