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재단 박진호 사무총장 돌연 사표.. "외압설" 소문 무성

 박진호 한국과학재단 사무총장이 임기만료 8개월여를 앞두고 최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박 사무총장의 임기는 오는 2000년 3월까지다.

 박 총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91년 과기처 기획관리실장과 차관을 거쳐 지난 93년 권원기 전임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권 총장의 잔여임기를 포함해 연임에 성공, 7년째 사무총장으로 지내왔다. 특히 박 총장은 그간 지역협력센터·우수연구센터 구축사업을 비롯해 특정연구개발사업 등 굵직한 현안사업을 무난하게 처리해 과학기술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 사무총장은 『우수연구센터·영재교육센터·지역협력센터 선정 등 굵직한 사업을 무리없이 끝냈고 대부분의 사업이 오는 8월부터 시작되는 점을 감안, 후배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는 지금이 물러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퇴임의 변을 밝혔다.

 그러나 연구단지 일각에서는 이번 박 총장의 사표 제출이 최근 일선에서 물러난 과기부 출신 공무원의 자리 보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장이 자진 사표를 제출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이에 대한 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노동조합은 『박 총장이 사표를 낸 배후에는 현 정권의 실력자인 S모씨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압력이 행사됐다』며 자진사퇴가 아닌 정부의 압력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간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관련기관의 경우 공모제임에도 불구하고 기관장 및 감사 인사에 정부가 매우 깊숙이 관여해왔기 때문에 과학기술계는 추후 신임 과학재단 총장의 임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과학재단 이사회는 박 총장의 사표 제출에 따라 정근모 이사장의 해외출장이 끝나는 8월 중순께 이사회를 열어 후임자를 선임, 과기부 장관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