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란 음력 4, 5월을 일컫는다. 이때를 보릿고개라고 하는 것은 전년에 거둔 묵은 곡식이 떨어지고 새로 심은 보리가 여물지 않아 농가생활이 가장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50, 60년대에는 보릿고개를 넘기지 못하고 굶어죽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농촌은 물론이고 대다수 도시 근로자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았다니 먹고 살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상황은 크게 반전됐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먹는 것을 줄여 날씬한 체형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고민거리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 포도만 먹는 포도 다이어트 등 다양한 다이어트 비법이 개발되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부작용 없이 군살을 제거해 준다고 선전하는 다이어트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요즘에는 몸에 들어오는 음식물을 차단함으로써 위와 장을 깨끗이 비워 정상기능을 회복하도록 하는 단식과 마찬가지로, 머릿속에 들어오는 일체의 정보를 차단함으로써 뇌를 맑게 하는 「정보단식」에 나서는 사람도 있다.
정보단식은 외부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조용한 산사 등에서 일정 기간 명상에 잠기는 것이 바람직하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집에서 하는 손쉬운 방법도 있다고 한다. TV 시청하지 않기, 신문이나 책 읽지 않기, 말하지 않기, 혼자만의 시간 갖기 등이 그것이다.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매몰되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지구 저편에서 일어난 자그마한 사건까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과다한 정보의 축적은 오히려 창의적이고 원활한 사고의 흐름을 저해한다. 따라서 혹사당하는 두뇌가 휴식할 수 있도록 가끔은 정보단식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