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충기 교수팀, 3차원 집적 인덕터 첫 개발

 집적회로 공정이 끝난 반도체 기판에 저온으로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다양한 3차원 미소구조물을 자유자재로 형성할 수 있는 3차원 미소구조체기술을 이용, 기존 고주파처리용 반도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돼 온 인덕터의 사용주파수 영역·Q팩터(품질도) 및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3차원 집적인덕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원장 최덕인) 전기전자공학과 김충기 교수팀은 14일 고주파 집적회로(RF IC) 반도체의 집적도와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3차원 집적인덕터기술을 개발, 국내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국제특허(PCT)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김 교수팀이 개발한 3차원 집적인덕터는 인덕터를 실리콘 반도체 기판으로부터 수십미크론의 높이로 띄워 형성하고, 인덕터의 두께를 10미크론 이상으로 줄여 기판 손실과 도체 저항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 RF IC 기판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던 인덕터가 기판의 상부로 이격되면서 인덕터 하부에 고주파 회로를 집적할 수 있어 RF IC의 집적도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RF IC의 품질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인덕터의 사용주파수 영역을 현재의 2㎓보다 훨씬 향상된 10㎓ 이상으로 높여 이동통신 분야로까지 사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으며, 표준 실리콘 반도체 기판 위에 만들어진 인덕터의 Q팩터도 50 이상을 얻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기술을 8월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박사과정 윤준보(28)씨는 기술개발과 관련, 지난 6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개최된 99년도 IEEE 국제 마이크로웨이브 심포지엄 학생 논문 콘테스트에서 「새로운 미소가공기술로 제조한 고주파 마이크로웨이브 집적회로용 고성능 3차원 집적인덕터」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93명의 학생 중 3등상을 수상했다.

 윤씨는 『이 기술을 휴대폰 등 이동통신시스템에 적용할 경우 초경량화·저소비전력화·저가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덕터는 저항과 콘덴서를 포함한 3대 기본 수동소자 중 하나로 자기장을 발생시켜 전기에너지를 자기에너지로 또는 그 반대로 교환하는 역할을 하며, 수동 인덕터는 노이즈·파워소모 특성이 우수하고 온도·공정 등의 변화에 강해 수많은 RF IC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소자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