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이프시장 상반기 결산

 비디오제작사들에 올 상반기 프로테이프시장은 악전고투한 전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판매량은 종잡을 수 없게 널뛰었으며 그나마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이른바 「B급작」들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총 출시작도 작년 동기대비 30편이나 줄었다.

 할리우드영화 비디오는 171편으로 오히려 2.47%포인트가 늘었으나 작품당 평균판매량은 1만4000개에 그쳐 작년 동기(1만3914개)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우리영화 비디오는 「약속」(7만개)만이 판매순위 7위에 랭크되는 등 대흥행작은 눈에 띄지 않았으나 평균판매량은 3만1525개로 24% 증가, 고르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디오메이저사들의 판매비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지난해 35.83%에서 올해에는 39.14%(136만4000개)로 늘어났다.

 장르별로 보면 전체 출시편수 229편 가운데 액션이 30%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드라마(25.8%)·코믹드라마(13.4%)·스릴러 및 공포물(11.5%) 등의 순이었으며 에로물의 퇴조현상은 계속됐다. 이는 실제 판매량에서 액션물이 전체의 5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에로물은 4%에도 못미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도 출시편수에 비해 판매는 부진했고 코믹·스릴러물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 중 그나마 어깨를 편 업체는 새한으로, 작년 동기대비 무려 112% 증가한 59만6000개를 판매했다. 이는 「스크림」 「닥터 K」를 비롯한 드라마·스릴러물에서 강세를 보인데다 로컬 영화메이저인 일신창투를 끌어들인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C의 선전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베어엔터테인먼트와 판매제휴를 맺은 이후 계속 기세를 올려왔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영화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작품난으로 크게 고전했던 세음미디어는 하반기에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모종의 대책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올 상반기 출시작이 불과 9편에 그친 영성프로덕션에 대해서는 『사업을 접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회사측은 오히려 『작품수급을 조절함으로써 평균판매량이 늘어났다』고 반박하며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공세를 펴겠다고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비디오메이저사 가운데 가장 고전한 업체는 CIC로, 판매량과 평균판매량 모두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작품수급에 관한 본사의 무성의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한달간의 휴지기에도 30여만개를 판매해 건재함을 과시했고, 스타맥스는 과학적인 판매방식과 마케팅으로 가장 많은 작품당 판매량(2만8900개)을 올리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는 또 비디오대여점들의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잇따랐으며 판매가격 문제로 수금동결이라는 비디오제작사들과 대여점간의 갈등도 첨예하게 나타났다.

 특히 영상유통업협회 진석주 회장의 전격구속은 업계에 적지않은 충격을 안겼으며 지난 4월의 비디오협회 창립총회는 비디오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신선한 바람으로 작용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