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들어서면서 시작된 자동차업계 구조조정은 자동차 관련 유관단체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서 현대와 대우 양사체제로 재편되고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로 일본 자동차가 밀려들면서 자동차 관련 단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자동차산업과 유관된 단체는 사단법인 성격의 자동차공업협회, 자동차공업협동조합, 수입자동차협회를 비롯해 연구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설립된 교통개발연구원, 자동차부품연구원, 자동차공학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기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자동차 관련 단체들에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업체 중심의 단순한 친목 단체 수준에서 벗어나 국내 자동차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자동차산업의 우호적인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단체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합 통신망·통합 전산망 작업 등 개별업체가 추진하기 힘든 자동차 전산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이미 자동차 3사와 공동으로 전자상거래(CALS/EC)팀을 발족하고 오는 2002년까지 완성차업체는 물론 부품업체의 전산망을 통합키로 했다. 전산망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네트워크 관리 비용 절감은 물론 중복 투자를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완성차와 부품업체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수입자동차협회도 올해 수입차 전문 홈페이지 제작, 모터쇼와 같은 각종 행사를 통해 협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잘못된 수입차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설립 당시 완성차업체를 비롯해 현대정공, 쌍용자동차 등 6개 업체가 주축이 되어 설립한 자동차협회는 IMF를 거치면서 회원사가 현대·대우·기아 3개 업체로 대폭 축소됐다. 하지만 활동 영역은 더욱 넓어졌다. 통상협력팀, 정보조사팀, 환경교통팀, 홍보전시팀으로 세분화해 통상정보 수집·분석은 물론 국내외 자동차 관련 조사와 수요 예측, 지식 정보화를 위한 산업 정보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사업 분야가 크게 늘어났다. 각종 자동차 정보의 실시간 서비스를 위해 인터넷 멤버십 제도도 신설해 정보화 사회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 제도는 국내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생산과 내수 통계는 물론 각종 산업 정보와 신기술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자동차산업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다.
지난 95년에 설립된 후 정보수집 외에 별다른 사업 실적이 없었던 수입자동차협회도 이미지 변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입차협회는 올해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수입차 시장 환경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고 협회 위상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개인 회원사를 15개까지 늘려 덩치를 키우고 수입차 모터쇼와 각종 세미나·심포지엄을 통해 수입차 알리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올 9월중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수입자동차와 관련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완료키로 했다.
명실공히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대표 단체인 자동차공업협동조합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완성차 위주의 구조조정이 끝나면 곧바로 부품업체로 바통이 넘겨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사업 영역과 조직 체계를 새로 정비하고 있다.
조합은 특히 국내 자동차산업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부품업체의 경쟁력에서 나온다고 판단, 국산화와 신기술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조사와 정보 수집 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국산화와 수출진흥사업, 기술개발 촉진사업을 별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