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주문 폭등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등 후공정 분야의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D램과 함께 국내 반도체 수출 경기 회복에 견인차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남반도체·한국시그네틱스·칩팩코리아 등 국내 반도체 조립업체들은 최근 해외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후공정 주문량이 현재 생산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패키징 및 테스트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는 것은 컴퓨터와 유무선 통신기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반도체 생산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극심한 반도체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후공정 업체들의 설비 투자가 위축돼 전반적인 공급능력이 수요량을 밑돌고 있는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그동안 자체적으로 패키징과 테스트 공정을 소화해오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이 분야에 대한 설비 투자부담이 가중되면서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업체에서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주문량 폭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일부 유력 반도체 업체들은 패키징 및 테스트 공급량 부족을 우려해 향후 1∼2년간의 패키징 및 테스트 물량을 사전 요청하는 등 입도선매식 주문에 나서고 있어 이 분야의 호황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패키징 업체들은 생산라인을 연중 무휴로 24시간 풀가동하는 한편 생산시설 확충을 위한 재원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업체인 아남반도체(대표 김규현)는 지난달 패키징 주문량이 사상 최대규모인 6억4000만개를 기록하는 등 월평균 주문량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늘었으며 테스트 주문량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시그네틱스(대표 양수재)도 지난 2월까지 월평균 70억원 수준에 머물던 반도체 패키징 매출액이 최근 월 1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주문량이 40%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현대전자가 미국 투자전문회사에 매각한 칩팩사의 한국 지사인 칩팩코리아도 반도체 패키징 주문량이 올해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나고 있어 생산시설 확충을 적극 고려중이다.

 또 최근 모토로라코리아의 파주공장을 인수해 한국내에서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시작한 대만 ASE사도 파주공장 가동과 동시에 생산능력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