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식 전자부품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정보통신은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보 교류는 이미 국가간 장벽을 허물어버린 지 오래고 이용빈도도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정보의 확산 교류는 사회·문화·경제에 극적인 변화를 유발시키고 있다.
현재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보의 생산·가공·유통은 이미 상업적 가능성을 과시했고 이제는 지식정보자원이라는 새로운 상업적 패러다임으로 변천하고 있다. 이는 모두 디지털기술과 네트워크 통신기술의 만남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여기에 유·무형의 지식정보 수요가 가세하면서 사회의 정보화는 21세기의 주요 이슈가 된 것이다.
지식정보화가 급속하게 진전됨에 따라 디지털 정보통신시스템이 소화해야 할 데이터의 종류와 분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저장장치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최근 IDC의 예측에 따르면 네트워크 및 인터넷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98년 현재 8조원의 정보저장장치 시장은 2010년에는 약 1000억 달러 이상의 거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SAN (Storage Area Netwo rk)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스토리지 관리용 소프트웨어와 함께 스토리지장치 시장도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정보저장장치의 저장용량 면에서 보면 정보통신서비스 시스템의 진화에 따라 정보유통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개인이 취급하는 정보량도 90년 100MB에서 2000년 10GB, 2010년에는 1TB로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보유통량을 소화해야 하는 정보저장장치가 기술상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고선명(HD)TV급의 고화질 동영상, 즉 2시간 분량의 영화 한 편은 20GB 이상의 정보저장 용량이 소요된다. 그런데 DVD램의 경우 4.7GB 수준이며 광자기 계열도 6.1GB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일본 후지쯔가 거대자기저항(GMR)헤드를 채용해 18.1GB의 2.5인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선보이고 있으나 가격이 비싸 특수목적용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HDD의 경우 기술적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은 수년 전부터 새로운 개념의 정보저장장치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미국은 NSIC(National Storage Industry Consortium), 일본은 SRC(Storage Research Consortium)를 정부 주도로 구성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의 차세대 정보저장장치에 대한 연구는 국가적 관심이 저조한 실정이다.
다가오는 21세기 지식정보시대에 핵심으로 자리잡을 차세대 대용량 정보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여 정부와 산업계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학계·연구계·산업계가 개발능력을 집중해 이 분야를 준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