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Focus.. 50여곳서 도입

 국내 기업투자자 홍보(IR)의 활용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IMF 구제금융사태로 일부 기업의 IR팀이 해체되기도 했지만 올 들어 도입기업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는 50개사 이상이 IR를 도입하고 있다. 도입기업의 업종도 전자·통신·전기기계를 비롯해 금융·운수장비·화학·의약·철강·무역 등으로 다양하다.

 기업유형별 활동현황을 보면 주주 구성이 복잡한 LG와 삼성그룹 등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IR활동이 활발하다. 공기업에는 포항제철과 한국전력 등이 해외주주 유치를 위해 적극 운용중이다. 그러나 소수 특정 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벤처기업과 코스닥 등록업체들의 활동은 아직 적극적이지 못한 편.

 IR 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기업은 LG전자·삼성전자·포항제철·한국전력 등 10개사 정도. 나머지 기업들은 기획·자금·금융관련 조직에서 IR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IR 방법 가운데 최근 국내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들이 직접 참석하는 국내외 기업설명회.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경우 CEO 등이 해외 기업분석가와 투자가들을 위한 기업설명회에 수시로 참석해 경영실적과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도 해외 투자가들과의 콘퍼런스 콜을 비롯, 해외 투자사절단 내한시 사장 간담회 등을 직접 주재한다. LG정보통신은 올 상반기 투자가·분석가들과 100회 이상 간담회를 가졌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IR코너를 운영중이다. 현대전자는 해외 투자가와 분석가를 대상으로 월 40∼50회 간담회를 갖고 있다. 오는 10월 기존 LG반도체의 IR팀을 주축으로 10명 규모의 전담팀을 발족할 계획이다. 삼성전관도 최근 전담팀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난 4월 전담팀을 신설한 포항제철은 경영진들이 해외 대형 외국인 투자가를 직접 방문해 IR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올초 국내 증권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로부터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IR활동이 가장 우수한 업체로 뽑히기도 했다. 한국전력도 지난 96년부터 뉴욕 월가에 IR 전담직원을 상주시켜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기업소개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스닥 기업들도 이달에 들어서면서부터 코스닥증권 주최로 매주 목요일마다 2개 기업씩 합동 IR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올초 기업설명회를 가졌던 8개 코스닥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기업설명회 이후 50일 동안 평균 3배까지 올라 당시 지수 상승률(62.9%)을 크게 웃돈 바 있다.

 금융기관의 경우 주택은행과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해외 주요 금융도시에서 로드쇼를 실시, 관심을 모았다. 외환은행은 지난 6월 상장사 가운데는 처음으로 외국인 IR 전문가를 채용했고 하나은행도 연말까지 40회 정도의 해외투자자 대상의 IR를 실시할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대구은행이 처음으로 이달 IR 전담팀을 설치했다.

 이밖에 정부기관과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해외자본을 유치하고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IR활동에 적극적이다. 중앙정부의 경우 지난해부터 각 부처 공동으로 해외 주요도시 로드쇼를 개최하고 있고 인터넷·전자우편을 통해서도 정기적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자체 중에서는 널리 알려진 대로 유종근 지사의 전라북도가 대표적이다.

<온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