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nvestor Relations)와 PR(Public Relations)의 차이는 단순하다.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게 마련인데 PR는 그 가운데 밝은 면을 주로 부각시켜주는 것이고 IR는 그 앞뒷면을 모두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이제까지 PR는 기업활동의 필수이자 마케팅의 기본처럼 인식돼 왔다. 오죽하면 개인의 적극적인 활동을 이르는 뜻으로 「자기 PR시대」라는 말이 나왔을까. 기업환경에서 본다면 PR는 기업 오너와 종업원들이, IR는 주주들과 가망 투자고객들이 선호할 터이다.
아직도 일본식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제를 토대로 유지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PR활동에 무게중심을 많이 두고 있다. 반대로 경영에 실패했을 때 관련 경영진들이 여지없이 「잘리고 마는」 미국기업에서는 IR활동이 상당히 보편화돼 있다.
IR는 주주나 투자자들에 현재의 경영과정을 상황을 투명하게 알려 증자나 신규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주주의 존재를 무시한 채 주인행세를 하는 우리나라 기업경영자들이 보면 IR는 당연히 거부의 대상이다.
물론 그렇다고 IR활동이 네거티브 캠페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투자기업의 PR만 믿고 주식에 투자했다 쓴잔을 들었다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당장 부도위험에 처한 기업이라도 IR와 PR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차이는 분명 있다. IR는 이를테면, 기업적 내재가치는 출중한데 자금여력이 없으니 도와달라는 호소다. 그 호소에 설득력을 불어넣는 요소가 바로 신뢰성과 객관성이다. 내재가치란 그것이 실질가치로 드러날 때까지는 거칠고 어설프게 마련이다.
그 거칠고 어설픈 것을 미사여구로 포장하거나 숨길 때 신뢰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IR는 바로 기업의 내재가치를 정확하게 드러내는 일이다.
「명약은 입에 쓰다」는 말이 있다. IR의 본래 의미를 이르는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서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