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일.불어 컴퓨터로 번역.. 음성통역시스템 개발

 우리말이나 영어·일어·불어로 말을 하더라도 컴퓨터가 상대국 언어에 맞게 번역해주는 첨단 통역시스템이 한국·미국·일본·프랑스 등 4개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정선종)은 지난 95년 일본 ATR연구소,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프랑스 CLIPS연구그룹과 공동으로 결성한 국제 음성언어번역 공동연구 컨소시엄인 CSTAR(Consortium for Speech Translation Advanced Research)를 통해 4개국 연구기관이 각각 개발한 음성인식시스템 기술을 접목시켜 우리말은 물론 영어·일어·불어로 말하더라도 상대국 언어에 맞게 컴퓨터가 번역해주는 음성언어번역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우리나라 사람이 이들 4개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한국말을 하더라도 컴퓨터가 이를 인식, 현지 사용 언어에 맞게 자동 번역돼 호텔예약이나 승차권 예매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지난 95년 ETRI·한국통신·일본 KDD가 공동으로 개발한 자동통역시스템에 비해 처리 대상 어휘수가 기존 244어휘에서 5000어휘로 크게 늘어났고 입력 문장형태의 제한도 크게 완화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언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상대언어도 일어·영어·불어까지 3개 언어로 늘어났으며 이탈리아어와의 연동도 가능해 전세계 주요 언어를 소화하는 통역시스템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ETRI는 동시통역사 수준의 음성언어번역기술 개발을 위해 앞으로도 이들 연구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꾸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도 국제공항에서 다국어 안내방송 등 제한된 분야에서 실용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