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추진돼 왔던 「정부조달 전자문서교환(EDI) 보급사업」이 시행된 지 1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용률이 크게 저조한 수준에 머무는 등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조달업체들을 대상으로 EDI 부가가치통신망(VAN) 서비스를 제공중인 5개 VAN업체 가운데 올 10월부터 조달EDI 확산사업에 적용될 2차 EDI 문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곳은 현재 단 한 군데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연간 15조원 이상(97년 기준)에 달하는 정부조달 부문에 전자거래 환경을 구축, 국가 전자상거래(EC) 활성화와 전자정부 조기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달EDI 사업이 이대로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수요기관과 조달업체를 포함, 전체 조달EDI 대상기관 가운데 이용기관 비중이 지난해 말 2.9% 정도에서 올 6월 말 기준 3.4%로 불과 0.5% 늘어난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조달업체의 경우는 지난해 말 183개에서 6월 말 현재 173개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입자 증가율이 극히 저조한 이유에 대해 정부조달EDI센터를 운용중인 한국전산원 관계자는 『조달EDI 확산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 적용 가능한 문서가 사실상 1개 정도이고 이마저도 내자단가계약 업체들에 국한되는 등 EDI서비스 자체가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조달업체와 전산원의 EDI센터를 연계, VAN서비스를 제공중인 한국전력·삼성SDS·한국무역정보통신(KTNET)·LGEDS시스템·한국물류정보통신(KLNET) 등 5개 VAN사들도 그동안의 사업성을 검토할 때 앞으로의 수익성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며 2차 EDI 문서 개발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VAN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조달EDI서비스를 제공해 온 결과,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사용실적을 올리지 못한 업체도 두 곳에 달한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15종에 이르는 2차 문서 개발도 힘들 뿐더러 앞으로 조달EDI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VAN사들은 그동안 시스템 구축에만 16억5000만원, 운영비용으로 12억원을 각각 투자했으나 올해 전체 조달EDI 예상 시장규모는 4500만원에 불과해 VAN사들의 수익성 확보에는 턱없이 작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조달EDI센터를 운용중인 전산원과 조달청·재경부·정통부 등 관계부처, 5개 VAN사들은 올 들어 조달EDI 확대 보급을 위해 수 차례 회의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