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상품인 선풍기 수요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쳐 선풍기 제조업체들이 올 판매목표를 수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과 한일전기를 비롯한 가전3사 등 선풍기 제조업체들이 지난 달까지 유통점에 공급한 물량이 200만대에 불과했으며 이조차도 아직 유통점에 재고로 쌓여있는 제품이 많아 선풍기 판매가 종료되는 내달말까지 이들 업체가 판매할 수 있는 선풍기는 230만대 규모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수치는 연평균 선풍기 판매량인 300만대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한 것이며 선풍기 업체들이 올 초 예상했던 280만대보다도 50만대 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올해 선풍기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선풍기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있는 데다 최근 들어 가격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제조업체들이 공급량 자체를 조절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일산업은 올해 총 110만대를 판매할 계획으로 공급가격 인하를 단행했으나 지난 달까지 유통점에 공급한 물량이 80만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전기도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공급물량을 조절하면서 지난 달까지 40만대 정도를 판매했으나 최근 올해 판매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20만대가 적은 총 60만대로 축소조정했다.
또한 가전3사의 경우 그동안 연간 40만∼50만대씩 판매해온 선풍기를 구색상품화하면서 생산량을 올해는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여 지난 달까지 판매한 물량이 총 40만대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그동안 가전3사에 선풍기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만 공급해온 오성사·르비앙전자·명월전자·세일사 등 중소업체들도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 판매에 나섰으나 선풍기 공급가격이 제조원가 수준까지 낮아지는 등 가격경쟁이 날로 심화되면서 자체 브랜드 판매량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중소 전문업체들이 중단, 이들 업체가 최근까지 유통점에 공급한 물량은 총 30만대 정도에 그쳤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