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 키보드와 함께 PC의 3대 구성품인 모니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CRT(Cathode Ray Tube) 모니터는 세계 시장규모가 지난해 8700만대에서 올해 9500만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오는 2001년에는 1억2000만대 수준으로 급팽창하는 등 연평균 12%씩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주요 시장조사기관이 전망하고 있다. 현재 CRT 모니터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세계 제1의 모니터생산업체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모니터 생산업체들이 TFT LCD처럼 화면이 평면화된 제품개발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능을 약간 축소하더라도 최대한 얇게 디자인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도 적극적이다. TFT LCD 모니터의 시장 팽창속도는 CRT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120만대 규모를 형성한 TFT LCD 모니터시장은 올해 350만대, 오는 2001년에는 1138만대 등으로 매년 170%의 고속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아직은 TFT LCD 모니터의 수요가 미미하지만 앞으로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TFT LCD 모니터가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기존 CRT 모니터에 비해 깜박거림이 적어 눈의 피로를 크게 줄일 수 있는데다 두께가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는 등 제품 자체가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 다만 가격이 CRT 모니터보다 월등하게 비싸 대중화되지 않음으로써 아직은 CRT 모니터시장보다 규모가 작은 것이다.
평면 CRT모니터
CRT 모니터업체들은 가격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응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면모니터를 선정, 최근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 중 일부 모델을 평면모니터로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국내외 시장에 17인치 평면모니터(모델명 싱크마스터 700
IFT)를 출시한 데 이어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온 19인치 평면모니터(싱크마스터 900IFT)의 국내 시장공급을 본격화하는 등 평면모니터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22인치 평면모니터를 개발, 해외시장에 먼저 선보일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를 계기로 올해 국내외 시장에 총 10만대의 대형 평면모니터를 공급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중순 17인치 평면모니터(모델명 플래트론 78FT)를 개발, 출시한 이후 평면모니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올들어 센서기술을 채택해 사용 편의성을 크게 높인 17인치 신제품(모델명 플래트론 795FT 플러스)을 선보였으며 대형 제품개발에도 착수했다.
이 회사가 하반기에 선보일 대형모니터는 캐드캠(CAD/CAM) 사용자 등 전문가 그룹에 집중 공급할 19인치 제품이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기반으로 올 한해 총 8만대의 대형 평면모니터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KDS도 최근 일본 소니의 트리니트론계열 평면모니터용 CRT를 도입해 15인치, 17인치, 19인치 제품개발에 착수했으며 다음달중에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KDS는 당분간 이 제품의 수출에 주력하고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인하가 기대되는 오는 10월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 올해 5만대 규모의 대형 평면모니터를 공급할 예정이다.
대형 모니터
CRT 모니터시장은 평면화와 함께 19인치 이상의 대형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까지는 14인치, 15인치 등 소형모니터에 이어 17인치 제품이 주류를 이뤘으나 올들어 19인치 모니터가 쏟아져 나오면서 대형제품 비중이 높아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들어 14인치 모니터를 단종하는 등 소형제품 비중을 급속히 축소하는 대신에 19인치 신제품(모델명 싱크마스터 900SL)쪽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17인치 모니터의 경우도 이제 가격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더이상 고부가가치를 실현하기 힘들다고 보고 앞으로는 19인치 제품쪽에 역량을 집중할 태세다.
LG전자도 모니터사업의 방향을 TFT LCD 모니터와 함께 평면CRT 모니터에 역점을 두는 것으로 이원화했다.
즉 CRT 모니터 분야에서는 평면모니터(모델명 플래트론)를 기반으로 해외와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19인치 평면모니터를 개발중이며 내년에는 21인치 평면모니터를 개발, 출시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기존에 출시한 15인치와 17인치 모델을 주파수와 해상도에 따라 여러 제품으로 다양화하면서 한편으로는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19인치 제품을 개발,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올해 총 250만대의 모니터를 수출하고 내수시장에선 지난해보다 3만대 정도 늘어난 10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최근 19인치, 21인치 등 대형제품을 출시해 모니터 제품라인을 다양화한 것을 계기로 올해 내수시장에 총 11만대의 모니터를 판매해 3위 자리를 고수하면서 해외시장에 총 200만대 가량을 수출할 방침이다.
이밖에 KDS·한솔전자 등 후발업체들도 최근 세계 모니터시장의 급팽창에 힘입어 대형제품을 주력품목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모니터업체들이 19인치 제품쪽으로 중심 이동하고 있는 것은 시장주도품인 17인치 모니터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게 주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 등 국내 주요 모니터제조업체들은 17인치를 중심으로 대형모니터시장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올들어 17인치 모니터 가격을 크게 인하한 데 이어 최근 또다시 10% 정도씩 가격인하를 단행했으며 올 하반기에도 제품가 인하를 계획하는 등 경쟁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올초 대당 35만∼45만원의 가격을 형성했던 17인치 표준형 모니터는 최근 가격이 30만원선으로 떨어졌으며 올 하반기에는 20만원대의 제품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같은 모니터 가격인하에 따른 수요증가로 인해 17인치를 중심으로 대형모니터 제품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차세대 모니터
고부가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모니터업체들의 열성은 모니터에 첨단기술을 접목시키는 제품개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최근 개발을 추진하거나 완료한 차세대 제품으로는 3차원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모니터를 비롯해 반도체 칩에 액정기술을 접목한 제품, 회전이 가능한 초박형 TFT LCD 모니터 등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앞으로는 세계시장 주도권 향배가 기술력에서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고 올들어 3차원 입체영상 구현이 가능한 모니터(모델명 3D하이퍼 모니터)를 개발, 출시한 데 이어 회전용 초박막 TFT LCD 모니터 개발을 완료했다.
「3D하이퍼 모니터」는 2장의 LCD기판 사이에 유리를 넣어 빛의 반사 및 투과량을 각각 50% 정도씩 줄여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기존 CRT 모니터에 비해 전력소모와 무게, 부피 등을 각각 3분의 1, 5분의 1, 2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설계한 첨단 제품. 또 회전용 초박형 TFT LCD 모니터는 미국 포트레이트 디스플레이사가 개발한 「피벗(Pivot)」 소프트웨어(SW)를 채택, 화면자료를 가로·세로로 자유자재로 바꿔 볼 수 있으며 인터넷 검색이나 워드문서를 작성할 때 편리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주력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평면모니터에 신기술을 접목해가고 있다.
센서기술을 채택해 사용자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 신제품(모델명 플래트론795FT)이 대표적인 예인데 특히 향후 세계 모니터시장에서 대형화와 함께 첨단기술 채택 추세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점에 적극 대응해 3차원 구현기술 등 신기술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한솔전자는 최근 차세대 모니터용 핵심소자 기술인 LCOS(Liquid Crystal On Sillicon)를 개발, 올 하반기에 이 기술을 채택한 첨단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솔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기업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사에 투자해 개발한 LCOS는 반도체 칩에 액정을 접목한 기술로 소형에서 대형모니터까지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KDS도 하반기에 「피벗」 SW를 적용해 회전이 가능한 TFT LCD 모니터 17인치(모델명 KLT1700A)와 18인치(모델명 KLT1800A) 제품을 개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주력제품으로 삼을 예정이다.
모니터 내수 영업
최근 모니터업계의 변화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수출에 주력해온 일부 업체가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대전자와 한솔전자가 그동안 유지해온 수출 위주의 영업정책에서 탈피, 5% 정도에 머물고 있는 국내 모니터 점유율을 20%선까지 끌어올린다는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오리온전기는 국내 시장진입을 위해 자가브랜드로 모니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대전자는 올들어 국내 시장용으로 발표한 19인치와 21인치 제품에 「이미지퀘스트」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적용하는 한편 영업조직을 강화, 내년 하반기까지는 국내 시장점유율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솔전자도 지난해 4%에 불과한 시장점유율을 올해에는 8%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 아래 19인치 제품(마젤란 900P)을 주력모델로 삼아 대대적인 영업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 (OEM) 수출에 주력해온 오리온전기는 올들어 자가브랜드 제품생산을 통해 내수판매에도 적극 나서기로 하고 국내 공급을 전담할 총판업체를 선정, 다각적인 판촉전략을 모색하는 등 기존 모니터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