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4개를 PC주변에 설치해 사운드 입체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4채널 PC스피커가 시장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4채널 PC스피커는 올들어 2개의 스피커단자를 내장한 4채널 사운드카드와 3D사운드 전용게임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PC시장에서 서라운드 입체음향 구현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예상외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4채널 관련제품 시장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의 경우 최근 4채널 고급형 사운드카드 판매가 월 2만여대에 달해 매출신장에 한몫하고 있으나 정작 4채널 스피커시스템인 「PC워크스 4.1」과 「FPS2000」 모델은 월 600∼700대 판매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는 서라운드 입체음을 즐기려는 4채널 사운드카드 구입자 중 극히 일부만이 이 카드를 4채널 PC스피커에 연결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PC스피커시장에서 4채널 스피커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업계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대조적이다.
성일컴퓨텍(대표 이규서)도 지난달 4채널 PC스피커 「SMW400」과 4채널 사운드카드 「사이버PCI 4Ch」를 한데 묶은 3D사운드 패키지상품을 선보였으나 시장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4채널 3D사운드를 지원하는 액션·레이싱게임이 잇따라 출시됨으로써 PC게임방의 4채널 스피커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나섰지만 예상외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동방음향·남성 등 최근까지 게임용 4채널 PC스피커 출시를 검토하던 스피커전문업체들은 이제는 별도의 신제품 개발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운드카드시장에서 4채널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2, 3개월 사이에 25∼30%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정작 4채널 방식을 지원하는 PC스피커의 보급이 지지부진한 원인은 우선 일부 3D사운드 게임외에는 입체음향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4채널 스피커의 호환성 부족 때문으로 해석된다.
용산전자상가의 한 스피커유통업자는 『2D사운드 게임이나 음악CD를 4채널 PC스피커에 연결할 경우 앞쪽의 스피커 2개만 작동하므로 일반 PC스피커보다 뛰어난 점이 없다』면서 『일부 게임마니아를 제외하면 4채널 스피커를 구입하는 수요층이 없어 급속한 판매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4채널 PC스피커는 설치공간을 많이 차지할 뿐만 아니라 설치 자체가 복잡해 수요확대를 기대하기에 앞서 보완돼야할 점이 적지않은 실정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