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영 전략" 서적 잇달아 출간

 인터넷 관련 서적의 출간이 늘어나면서 그 내용도 점차 전문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서적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사이버쇼핑몰의 구축과 운영을 다룬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경영혁신 전략을 소개하는 책도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특히 나노미디어가 펴낸 「인터넷 시대의 기업전략(원제 @Customers.com)」은 아메리카 항공, 허츠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또 이들을 「충성스런」 단골로 만드는 데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비교·분석함으로써 최근 발간되자마자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패트리셔 세이볼드는 세계 굴지의 컴퓨터 회사들을 고객으로 가진 컨설팅 회사인 패트리셔 세이볼드사의 사장. 그는 10여년동안 컨설팅을 해온 아메리카 항공, 허츠, 아마존, 델 컴퓨터 등의 방대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기업전략을 논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의 전자상거래가 소비자를 도외시한 기계적이고 전자적인 기술에만 의존하는 점을 안타까워하면서, 인터넷을 어떻게 소비자 중심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큰 관심을 갖고 문제에 접근한 점이 이채롭다.

 이 책은 아메리카 항공, 아마존, 밥슨 칼리지 등 20여개 회사의 인터넷 경영전략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언제나 고객이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항공의 인터넷 예약 시스템은 출장과 여행을 자주 하는 「목표 고객」에 초점을 맞춰, 이들에게는 항공료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아마존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고객의 경험. 고객이 지금까지 책을 구입한 기록을 바탕으로 최근에 나온 책을 추천해준다는 것이다.

 동방미디어가 펴낸 「직접 팔아라(Direct from DELL)」는 인터넷으로 컴퓨터를 판매,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 컴퓨터 업계에서 신화로 떠오른 델 컴퓨터사의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84년 텍사스 의대 1학년이던 마이클 델이 자본금 1000달러로 시작한 델 컴퓨터는 이제 하루 평균 1200만달러어치의 컴퓨터를 파는 기업이 됐다.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마이클 델이 직접 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비결은 「직접 팔아라」라는 것. 중간단계를 없애고 제조회사가 직접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신문명의 이기가 바로 그 수단이다.

 이 책은 마이클 델이 그동안 기업을 일구면서 겪었던 경험과 교훈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저자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 개개인과 밀착해 접촉하고 고객에게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여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회사만이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순간적인 변화에 대처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친다.

 이들 책에서 소개된 내용이 외국 사례라면 한글과컴퓨터 전하진 사장이 쓴 「인터넷에서 돈버는 이야기」(북마크 펴냄)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발달한 인터넷·벤처 비즈니스를 우리 실정에 맞도록 풀어썼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성공모델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파는 전자상거래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후 이를 바탕으로 세 몰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어 에인절 또는 벤처 자본가들로부터 초기 투자자금과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방법도 친절하게 안내한다. 그렇다고 소규모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우선 네티즌들에게 인기가 있는 채팅 프로그램이나 보안기술 등을 개발해 대형 쇼핑몰 회사에 비싼 값으로 파는 전략을 제시한다.

 회사 설립의 목표를 인수합병(M&A)에 두라는 저자의 권유는 유독 경영권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 국내 경영자들에게는 조금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지난 88년부터 픽셀, ZOI 월드 등을 설립, 운영한 경험이 있는데다지난해부터 한글과컴퓨터의 사령탑을 맡아 불과 1년여만에 회사의 가치를 수십배 높인 벤처 경영자.

 우리가 모두 그의 오랜 경험이 녹아 있는 충고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