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1만여곳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PC게임방 특수에 힘입어 국내 PC게임시장의 히트작 판매 규모가 큰 폭으로 팽창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3만∼5만카피만 판매돼도 대히트작으로 분류됐던 국내 PC게임시장에서 올들어서는 판매량 10만카피를 거뜬히 돌파하는 게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작년 5월 출시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판매 5개월 만에 10만카피를 돌파한 뒤 현재 40여만카피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게임의 확장팩 「브루드워」 역시 올 1월 출시된 지 두달 만에 10만카피를 넘어서 현재까지 30여만카피를 기록하고 있다.
축구게임 「피파99」도 최근 10만카피를 넘어섰으며, 전투시뮬레이션 게임 「레인보우6」, 국산 롤플레잉 게임 「창세기외전 2템페스트」 등도 하반기 중 10만카피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를 대신할 유망주로 꼽히는 「C&C 2타이베리안 선」 「디아블로2」 등도 최소한 10만카피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대히트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출시 이후 1년 이상의 누적판매량 10만카피를 돌파한 사례가 「C&C」(96년), 「삼국지 5」(97년) 그리고 국산게임으로 「짱구는 못말려」(97년) 등 극소수에 불과하고 「워크래프트」 「창세기전 2」 「디아블로」 「대항해시대 3」 등 성공작으로 인정되는 작품들의 판매량이 대부분 3만카피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변화로 주목되고 있다.
이처럼 대작들의 판매량이 팽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1만곳에 달하는 PC게임방들이 업소당 10카피씩만 사도 10만카피에 달하는데다 게임방은 불법복제품에 대한 감시도 쉬워 확실한 정품수요처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멀티문화협회·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 등 2000곳 이상의 게임방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단체들의 공동발주 능력은 3만∼5만카피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개발사들은 신작 기획에 멀티플레이어 지원기능 및 배틀넷 서비스 등 게임방을 공략할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하고 있으며, 수입 제작업체들 역시 게임방을 파고들기 유리한 작품에 초점을 맞추는 등 개발 및 사업전략을 바꾸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