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와 정보통신부가 경쟁이라도 하듯 지능형교통시스템(ITS)관련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오는 2008년부터 이뤄질 서울중심의 전국 교통정보서비스 계획과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논스톱 통행료징수시스템 구축계획 등 ITS관련정책이 대거 발표되는 것은 자동차 보급규모 1200만대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또 지난 96년 9월 국가ITS구축방안 발표이래 3년째를 맞으면서 8월중에 교통체계효율화법이 발효될 계획이어서 ITS산업 발전에 거는 산·학·연의 관심과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이뤄진 교통정책 및 사업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최근 몇년간 민간기업의 연구개발이 ITS를 주도해 왔다는 지적도 들린다. ITS산업에 대한 관심 부각을 계기로 우리나라 ITS산업 전반의 흐름과 현황 및 문제점을 집중조명하고 발전방향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
「이렇게 막히는 고속도로는 견딜 수 없다. 차라리 차를 버리자.」
영화 「폴링다운」에서 차를 몰고 프리웨이를 달리던 주인공 마이클 더글러스는 교통체증으로 주차장이 되어버린 고속도로를 떠나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이는 다소 과장된 영화속의 내용전개이긴 하지만 어느새 우리가 매일매일 겪고 있는 교통체증속의 도시생활을 잘 부각시켜 주고 있다.
인구증가와 도시화, 이에 따른 교통수요의 증가로 전세계는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교통문제는 배기가스 배출량 증가 및 교통사고 다발 등 환경 및 교통안전 문제 등과 연계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이자 원인발생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지난해 건교부가 발표한 육상교통업무현황에 따르면 6대도시의 도심지내 평균 주행속도는 20.9㎞에 불과했으며 그 수치는 해마다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교통체증은 물류흐름의 경직화를 야기하는 등 국가의 운송·유통업에 영향을 주며, 공산품의 제조원가를 올린다는 데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 94년 12조원이었던 우리나라의 교통관련 손실비용은 해마다 급증, 올해는 국가예산의 20%를 넘는 20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다. 교통문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더이상 방치되면 안되는 이유중 하나가 심각한 경제적 손실과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교통문제가 일반시민의 고통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나날이 사회·경제적인 문제로까지 파급되면서 행정관계자들도 이 분야에 적극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건교부와 정통부의 ITS활성화 노력을 비롯,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들의 ITS분야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일본 및 유럽 선진국들은 이러한 교통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식, 이미 지난 80년대부터 첨단 통신·전자기술과 도로공학을 결합한 ITS관련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우리나라도 작년말 서울에서 열린 ITS세계대회를 계기로 각국 전문가들과 ITS산업 발전의 당위성 및 기술적·경제적 파급효과 등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면서 비로소 이 산업의 중요성에 눈뜨게 됐다.
정부가 뒤늦게 ITS산업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교통·물류·환경·기술 등 사회전반적으로 재삼 부각되고 있는 교통정보화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