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리눅스> 리눅스 시장전망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는 과연 유닉스와 도스, 윈도/윈도 NT에 이어 새로운 OS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인가.

 세계 IT업계가 리눅스의 미래와 관련해 던지는 화두다.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까지 절반은 긍정, 절반은 부정인 상황이다. 이는 리눅스가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고, 이 두 가능성 모두에 IT업체들이 한편으로는 투자를 하고 한편으로는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리눅스가 IT업계에서 시장성을 갖췄다고 평가되고 있는 부분은 핵심업무에 적용되지 않는 분야를 처리할 수 있는 서버 솔루션 정도다.

 리눅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분야는 유닉스용 무료 웹 서버 프로그램인 「아파치」(Apache)와 역시 무료 메일 프로그램인 「센드메일」(Sendmail)을 탑재한 소규모 인터넷 서비스용 서버다. 백업서버가 튼튼하게 살아있는 상태에서 웹 서버로 리눅스를 채택하거나 파일서버, 메일서버 등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물론 결재서버나 상거래용 서버, 데이터베이스 서버로 리눅스를 채택하는 선도적인 기업들도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최근들어 리눅스의 초고속 성장에도 허수가 많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전체적인 시장점유율만 보면 97년 6.8%에서 98년 17.2%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지만 매출면에서는 극히 미미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물론 리눅스가 무료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아직까지 핵심적인 업무에 채택되지 않고 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리눅스가 중추적인 OS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비즈니스 분야에서 핵심업무에 채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리눅스 열풍이 서버용 OS로 사용돼 오던 유닉스에서 시작됐고 리눅스의 활용도 인터넷 웹서버나 파일서버, 메일서버 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우선 이 분야에서의 대중화가 필수라는 것이다.

 서버 OS로서의 리눅스 대중화를 위해서는 컴퓨터 회사들의 지원과 리눅스 자체의 성능 개선, 안정적인 AS망 확보, 기업용 대형 애플리케이션의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컴퓨터 회사들의 지원은 상당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컴팩을 비롯해 델, HP, IBM 등 대형 컴퓨터 벤더들이 리눅스 지원을 선언하고 나섰고 코발트 네트웍스같은 전문 리눅스 컴퓨터 업체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PC 서버뿐 아니라 데스크톱용 PC, 워크스테이션용 등 기존 인텔이나 RISC칩 기반의 모든 종류의 컴퓨터 제품을 망라하고 있다.

 리눅스의 성능 부분은 최근들어 리눅스 진영이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으로부터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후원을 받아 지난 4월 마인드크래프트사가 실시한 NT와 리눅스의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NT가 리눅스보다 4배 빠르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테스트가 불공정한 조건에서 이뤄졌다는 리눅스 진영의 항의에 따라 지난 6월 PC위크 연구소에서 다시 실시한 2차 테스트에서도 1.2배 정도 NT가 빠르다는 결과가 나와 리눅스 진영을 풀죽게 만들었다.

 물론 리눅스 진영에서는 즉각 이 테스트에도 몇가지 조건에서 문제가 있다는 항의를 제기했지만 그동안의 공세적인 입장에서는 한풀 꺾인 분위기다.

 여기에 MS는 올해말 출시될 윈도 NT의 차기 버전인 윈도 2000에서는 성능과 속도면에서 크게 향상된 제품을 내놓을 뿐 아니라 고성능 클러스터링까지 지원하는 데이터센터 버전도 내놓을 예정이어서 리눅스의 추격을 꺾어버리겠다는 기세다.

 이에 대해 리눅스 진영은 곧 공개될 리눅스 커널 3.0에서는 클러스터링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8∼16개의 멀티 프로세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발해 저가의 대용량 서버를 구동한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AS 확보는 리눅스의 성공에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리눅스 패키지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레드햇사의 경우 설치의 편의성이나 하드웨어 지원 등에서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무료버전과 차별화하고 있지만 판매비용의 대부분은 AS 요금이라 할 수 있다.

 사용자들로서도 50달러의 비용을 들여 일정 기간 리눅스 사용의 AS를 보장받는다는 것이 구매의 가장 큰 동기인 것이다.

 레드햇의 모델에서처럼 전문가들은 오픈 소스로서의 리눅스가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려면 AS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눅스의 안정성과 성능에 대해서는 IT업계의 전문가들이 대부분 인정하고 있지만 신뢰성있는 업체에서 제품에 대한 AS를 보증해주기 힘들기 때문에 핵심업무에 리눅스를 도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따라서 리눅스를 상용화하되, 소스코드의 차별화로 유닉스처럼 여러 종류의 OS로 나뉘는 것보다는 공개 소스코드 형태를 유지하되, 지원 중심으로 상업적인 이익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애플리케이션 지원이 리눅스 비즈니스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를 가름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는 이미 주요 대형 벤더들이 리눅스 지원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 리눅스 진영을 기쁘게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데이터베이스의 경우 오라클, 사이베이스, 인포믹스 등이 모두 리눅스용 버전을 출시했고 ERP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SAP도 리눅스 진영에 합류하는 등 솔루션 업체들의 리눅스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리눅스의 성공 여부는 많은 기업과 사용자들이 선택해서 실제로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무리 좋은 OS라 하더라도 사용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