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술 한국산업정보기술 사장
최근 한국전산원은 「국가 정보화 백서」를 통해 우리나라 정보화지수가 95년을 100으로 했을 때 97년말 현재 204로 세계 23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정보화지수를 국가별로 가늠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 측정기준이 애매모호하고 기반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국가의 정보화수준을 일반전화 및 이동전화 가입자수, PC 보유대수, 인터넷 이용자와 호스트수, TV 보급대수 및 케이블TV 가입자수 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나라는 일반전화 및 이동전화 가입자 및 PC 보급대수 면에선 다른 나라보다 그렇게 뒤처지지 않지만 인터넷 분야에선 크게 낙후돼 있다는 게 전산원의 분석이다.
정보화지수를 국가별로 순위를 매겼을 때 1위는 역시 676을 받은 미국이었으며 이어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호주 등이 상위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에선 싱가포르를 비롯, 일본·홍콩·대만 등이 우리나라보다 앞섰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 정보화 수준이 그렇게 낮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90년대초부터 정보화 마인드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정부가 정보화촉진기본법을 제정하고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에 착수하는 등 정보화 기반 마련에 온갖 정열을 쏟았으나 그 결과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인터넷 분야에서 다른 경쟁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낙후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고 허둥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정보통신 분야에서 우리의 저력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끈질긴 면이 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보화 수준은 95년∼97년중 연평균 43% 향상돼 정보화기준이 되는 이동전화 가입자수의 경우 96년 100명당 7명 꼴에서 97년 15명으로 2배 이상 늘어 전세계 14위에 랭크되는가 하면 같은 기간 컴퓨터 보유자도 100명당 15명 이상으로 확대되었다는 전산원의 발표내용이 이를 증명한다. 더욱이 인터넷산업의 발전은 그 성장세가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코스닥에선 인터넷 관련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정보통신 관련 기업치고 인터넷사업을 검토하지 않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인터넷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정말 대단하다.
때문에 우리의 정보화수준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내실 있는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국민생활과 산업현장에서 실증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법과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고, 당초 계획이 「흐지부지」 또는 「갈팡질팡」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아무리 훌륭한 정보화계획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확산되지 않으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 정부가 민간부문의 정보화 마인드 촉진을 위한 계획 마련과 실행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전세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우리의 정보화수준을 상위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