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기 핵심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

 휴대폰·PCS 등 이동전화기에 내장되는 핵심 반도체의 공급부족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및 범유럽이동전화(GSM) 방식 단말기 등 이동전화기에 필수적으로 내장되는 플래시메모리·파워앰프·음성변복조기(코덱) 등 능동소자와 표면탄성파(SAW)필터를 비롯한 일부 수동부품의 공급량이 수요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텔·AMD·후지쯔 등 주요 이동전화기 부품 공급업체들은 지난해 수요가 정체되자 생산설비 투자를 보류했는데 올해들어 급작스럽게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어서 이동전화기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플래시메모리·파워앰프·코덱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이를 공급하고 있는 외국 업체들은 전세계 이동전화기 시장의 90%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GSM 단말기에 제품을 우선 공급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CDMA 단말기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업체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국내에 유입되는 제품 역시 이동전화기 생산량이 많은 업체에 우선 공급될 것으로 예상돼 중소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기를 비롯해 각종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내장되는 노아(Nor)계열의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올초부터 수요가 늘어 10% 정도의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동전화기의 다양한 기능부가로 메모리용량이 크게 증가, 종전까지 주로 채택하던 8MB보다는 16MB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주요 공급업체들이 16MB 플래시메모리 대량생산체제를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어 공급부족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텔·AMD의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잇따라 방한해 국내 주요 이동전화기 생산업체 관계자를 만나 앞으로 설비투자를 단행, 내년부터는 현재 생산량의 2배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전화기의 안테나 부분과 연결, 음성신호를 고주파신호로 증폭시키는 파워앰프는 미국 커넥선트시스템이 국내 수요의 90%를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수요가 크게 늘어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불필요한 주파수를 걸러주는 SAW필터 역시 삼성전기·한국전자·한국쌍신전기·대우전자부품 등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지만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재료 부족으로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며, 음성신호를 아날로그 또는 디지털로 변환해주는 코덱 또한 공급량이 수요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