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급변하는 PC 시장 (2);디자인 다양화

 올해 PC시장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예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규격의 PC제품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PC디자인의 개념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고 저렴한 PC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일반 데스크톱PC의 절반 크기인 마이크로ATX급 PC가 등장해 상반기 PC시장에서 인기를 끌었고 오는 9월에는 노트북PC만한 크기의 소형 플렉스ATX급 PC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규격의 PC제품이 나오면서 PC디자인의 영역 또한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PC디자인은 곧 PC케이스의 전면부만 패션화시켜 튀는 외양을 강조하는 수준이었으나 최근들어 전통적인 박스형태를 탈피한 PC케이스 형태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탈박스형 디자인은 미국 애플컴퓨터사의 i맥 컴퓨터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국내 PC업계에도 큰 자극을 주었고 이미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은 하반기 주력수출상품으로 곡선미를 살린 일체형PC기종 개발을 끝낸 상태다.

 국내 PC디자인에 i맥기종이 끼친 또 하나의 파장은 누드디자인 선풍이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누드형 디자인콘셉트를 따른 국산 PC제품은 조잡한 아류작이라는 혹평도 있으나 PC케이스업체와 PC제조업체의 부단한 노력으로 상당한 세련미를 갖춘 제품도 출현하고 있어 당분간 PC디자인의 주요 흐름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플렉스ATX급 PC의 출현은 국내 PC디자인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PC와 가전제품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플렉스ATX급 PC는 기존 PC와 전혀 다른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됨으로써 일반인이 갖고 있던 PC개념을 바꿔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플렉스ATX급 PC는 전용주기판의 크기를 극소화함으로써 PC외형을 피라미드, 정사각형, 원통 여러가지 형태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며 가전제품의 디자인기법을 채용해 보다 친근하고 사용하기 쉬운 가전형PC로 다가올 전망이다.

 PC본체 색상의 흐름을 살펴보면 금속성느낌을 주는 금속성 색상의 유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황금색 PC케이스가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으며 시작된 금속성 색상의 유행은 이미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주요 PC 제조업체에서 조립용 PC케이스 전문업체에까지 일반화한 상태이며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알루미늄 같은 진짜 금속소재를 사용한 PC도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금속성 색상과 함께 PC디자인업계에서 주목하는 또 하나의 색상은 보라색이다. 일본 소니가 올해 자사 전자제품의 디자인 기본색상으로 채택하면서 사이버세대를 대표하는 색상으로 부각된 보라색은 연말경 출시될 국내 PC업체의 밀레니엄 PC모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얇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의 보급확대와 함께 슬림형PC 디자인도 새로 부각될 전망이다.

 설치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TFT LCD모니터에 비해 일반 PC본체가 너무 크다는 점에 착안해 등장한 슬림형PC는 사무용 책상서랍에 들어갈 정도로 콤팩트하면서도 고급스런 외관을 갖췄으며 사무용PC디자인의 새로운 사례로 발전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주요 PC제조업체들은 올해 들어 자사의 PC외관과 본체색상을 같은 이미지로 통일시키는 디자인 계열화경향을 뚜렷이 하고 있어 국내 PC산업의 디자인수준 향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