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판매까지 한 게임이 소비자들의 요구로 출시예정일이 5개월이나 늦춰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7년 발표,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로이얀」의 후속편 「드로이얀 2」를 개발중인 KRG소프트(대표 박지훈)는 이 게임을 「절대군주」편과 「룬케네스」편으로 나누어 「절대군주」는 이달에,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는 「룬케네스」는 올 연말에 출시하기로 하고 유통사인 E2소프트를 통해 예약판매까지 들어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KRG가 국내와는 달리 해외시장에는 절대군주와 룬케네스를 「합본」으로 제작해 내놓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강력하게 성토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비난에는 『네트워크 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 게임이 과연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애정어린 조언도 있었다.
KRG 내부에서는 예약판매까지 한 마당에 출시를 연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이로 인해 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하나로 제작할 수 있는 게임을 두개로 나누어 파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지만, 결국 KRG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수용, 올 연말에 네트워크 플레이가 지원되는 「드로이얀 2」만을 내놓기로 최종 결론을 짓고 유통사를 설득시켜 출시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E2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게임 발매일이 5개월 이상 지연되면 유통사 역시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 아래 KRG의 입장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100여명의 예약자들에겐 전액 환불하겠다는 전화통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출시연기 사례가 국내와 해외의 구분이 갈수록 없어지는 상황 속에서 게임개발사나 유통사에 보다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