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닮은 로봇" 나왔다

 시각·청각·촉각 등 인간과 유사한 오감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로봇 자신이 처한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여러 가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박호군) 휴먼로봇연구센터는 기관고유사업인 「KIST­2000」 연구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난 94년부터 5년 동안 총 8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사람의 상반신과 말의 하반신을 결합한 모습의 4각 보행 휴먼로봇시스템인 「센토(CENTAUR)」를 개발, 29일 공개했다.

 고대 그리스신화 속의 반인반마의 괴물 켄타로우스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센토」는 키 160㎝, 몸무게 약 150㎏으로 자신이 처한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율제어기능을 통해 물건을 조립하거나 블록을 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과 로봇이 톱을 마주잡고 상호 협력하면서 톱질도 할 수 있다. 또 원격조종을 통해 사람으로부터 전달받은 꽃을 화병에 꽂고 사람의 동작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으며, 음성출력장치를 통해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하는 등 어린이 수준의 사고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로봇의 두뇌인 중앙제어시스템에는 지능형 소프트웨어가 내장돼 있어 흩어진 물체의 위치와 방향을 스스로 알아내 동작하도록 설계돼 있다.

 사람의 몸처럼 유연한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7개 축의 팔, 3개의 손가락, 2개 축의 허리와 목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센토」는 청각기능의 음성인식장치, 사람턱의 움직임을 닮은 음성발생장치, 물체의 3차원 정보를 인식하는 2대의 스테레오 카메라, 촉각을 정확하게 감지하는 인공피부 센서 등을 갖고 있어 사람의 복잡한 감각기능을 최대한 구현했다.

 연구팀 이종원 박사는 『휴먼로봇은 원전내부 및 해저 등 인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극한지 작업이나 우주개발·방재·의료복지·농업 등 인력난이 심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