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냉방기기용 CFC계열 "프레온22" 조기 사용규제 추진

 유럽이 에어컨·냉동기기·산업용 냉동공조 설비 등 냉방기기류의 냉매용으로 사용되는 핵심물질인 CFC계열 「프레온22」(R22)의 사용을 조기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관련업체들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9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독일은 프레온계열의 냉매가 오존층을 파괴하고 지구온난화현상을 가속화한다는 이유로 내년 1월부터 R22를 사용하는 모든 냉방기기의 자국내 판매를 금지키로 전격 결정했으며 덴마크·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도 독일의 방침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당초 2003년 1월부터 R22 규제에 나설 방침이었던 나머지 유럽국가들도 독일 조기 규제 방침의 영향으로 최근 2001년부터 본격 규제에 나서자는 새로운 제안을 공동의제로 제기, 내달 열릴 「유럽전기기술표준화위원회」(CENELEC)에 상정해 투표로 최종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의 단일 규격인 EN규격을 제정하는 CENELEC에서 만약 R22의 사용기한을 내년말로 제한할 경우 유럽이 오는 2001년부터 R22 냉매 사용을 전면 금지하게 됨으로써 최근들어 EU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에어컨업체를 비롯한 국내 냉방기기업계의 유럽수출에 적지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기술표준원 전기응용과 송양회 연구관은 『CFC계열의 냉매가 지구환경에 악영향을 끼쳐 유럽에서부터 사용을 규제할 것으로는 예견됐지만 이렇게 빨리 규제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며 『냉장고용으로 사용되는 프레온12(R12)에 이어 R22 규제까지 가시화됨에 따라 국내업체들도 비CFC계열의 대체냉매기술 개발, 생산라인 전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냉장고용으로는 CFC계열인 R12를 대체해 134a가 유럽 수출용을 중심으로 각국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에어컨 등 냉방기기류에 사용되는 R22는 비CFC계열의 410a 등 대략 세종류가 상용화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프로판계열의 물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들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410a 등 대체냉매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종 기술규격에 의한 신 무역장벽화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 특히 독일이 CFC계 냉매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함으로써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을 중심으로 CFC냉매규제는 이미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더욱이 호주 등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들이 자국의 산업피해가 없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규제속도가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유럽은 남유럽 등 지중해연안 국가들과 유럽의 영향권에 있는 중동을 중심으로 국내 관련업체들에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류 분야의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