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업체들이 LG전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가 내달 출시할 예정인 김치냉장고가 일반 냉장고와 달리 간접냉각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다 제품 디자인도 상부개폐식의 기존 김치냉장고와 달리 앞에서 여는 서랍식으로 설계하는 등 기존 제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간접냉각방식은 저장실에 냉기를 불어 넣음으로써 저장중인 식품의 온도를 낮춰주는 방식이라 수분 증발이 많고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 저장중인 식품을 오랜 기간 신선하게 저장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기존 업체들이 적용을 기피해 온 방식인 것.
업계 관계자들이 『LG전자의 김치냉장고는 성능면에서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짓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이 LG전자의 김치냉장고 시장 참여를 놓고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은 LG전자가 국내 최대의 가전업체로서 막강한 브랜드력과 마케팅력을 갖고 있는 데다 이번에 출시한 김치냉장고의 제조원가가 타사 제품에 비해 월등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도기계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최근 출시하고 있는 120L급 김치냉장고의 가격은 500L급 이상의 대형 냉장고와 유사한 수준인 100만원대에 달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도 이번에 개발한 91L급 제품의 가격을 89만8000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 제품은 간냉식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격이 20만원 정도에 불과한 90∼100L급 일반 소형 냉장고의 디자인과 기능을 김치전용으로 변경, 가격을 대폭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특히 올해 김치냉장고 광고비로만 10억원 가량을 준비하는 등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LG전자가 김치냉장고 시장이 성수기로 들어서면 가격을 대폭 내릴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 걱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측에서도 『상반기 실적이 좋아 이런 추세라면 올해 판매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LG전자의 참여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무튼 간냉식 김치냉장고로 승부수를 던진 이번 LG전자의 시도는 결과에 따라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어 성패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