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SO "M&A처방" 효험 있었네…

 올들어 케이블TV 방송국(SO)들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속속 구축되고 있는 복수SO(MSO)들의 시너지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시화되고 있다.

 SO가 최대 7개까지의 SO를 소유할 수 있도록 종합유선방송법이 개정돼 SO간 M&A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MSO의 대부분이 제도시행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서초SO를 주축으로 하는 대호건설의 MSO가 시너지효과를 거두기 위한 작업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올 초 SO 가운데 MSO를 가장 먼저 선언한 서초SO는 오는 9월 초 동서울·관악·동작 SO 등을 하나로 묶는 「서울MSO본부(가칭)」를 구성, 본격 MSO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초SO는 올 초부터 각 SO마다 AS·송출 등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제작·영업인력 등을 서초SO로 통합한 데 이어 공동광고 수주를 위한 「특수영업팀」을 신설했다. 현재 고객상담을 위한 전화·통신통합(CTI)센터도 확대·구축중이다.

 나아가 부산·경북·금호·청주 SO 등 지방 SO도 서초SO가 각종 관리를 지원하는 등 MSO 운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서초SO는 지난 달 관악SO가 실시하는 「보급형 채널 판촉행사」에 자사의 영업팀 4명을 투입, 한달반만에 무려 1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신규로 확보, 의외의 소득을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은평SO를 인수한 서서울SO 역시 나름대로 MSO의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은평SO 대표였던 황선욱 사장이 이들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하고 있는데, 송출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기구조직 등을 은평SO에서 총괄하는, 이른바 단일경영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특히 두 회사 통합과정에서 50명이 넘던 인력이 30명 수준으로 줄어들어 30% 이상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으며 프로그램 공동제작, 공동광고 수주 등을 통해 나름대로 MSO의 강점을 살려 나가고 있다.

 황선욱 사장은 『양사의 인력·기구 등을 통합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앞으로 등장할 위성방송 등 경쟁매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올들어 무서운 기세로 M&A를 한 조선무역이나 국내 최대의 유선방송사인 중앙유선의 경우 아직 MSO로서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 경동·북부 SO 이외에 올들어 동부·노원·구로·마포·강동 SO 등을 잇달아 인수, 현행법상 최대치인 7개의 SO를 거느리는 거대 SO로 급부상한 조선무역은 정윤 사장이 기존에 맡고 있던 경동·북부 SO 이외에 노원·동부 SO의 대표이사도 함께 맡는 등 전열을 새롭게 짜고 있다. 또한 구로·마포 SO는 이순표 사장이 새롭게 사령탑을 맡아 본격적인 MSO 운영체제 구축을 위한 막바지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선무역은 그간 MSO구축을 위한 M&A에 주력해 온 데다 아직 강동SO에 대한 인수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된 상태가 아니어서 MSO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대주주가 바뀌어 경영진만 교체됐지 운영은 아직 거의 이전체제 그대로라는 얘기다.

 조선무역측은 따라서 인수작업이 종료되는 대로 MSO운영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짜 새로운 방송환경에 적극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의 중계유선방송업체인 중앙유선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2차 SO인 전남방송·충청방송 등 2개 SO를 인수했으나 아직은 기존 체제대로 운영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앙유선의 경우 아직 SO 인수작업을 완전히 마친 상태가 아니어서 MSO를 구축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중앙유선이 국회에서 새 방송법이 통과되면 본격 M&A에 나설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 MSO가 앞으로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제대로 거두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헤드엔드의 통합이 그것이다. 현행 기술기준법상 각 SO별로 구축해 놓은 헤드엔드를 한 군데로 통합할 수 없어 MSO 제도 도입의 취지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서울SO의 황선욱 사장은 『현행 기술기준을 변경, 하나의 방송국사로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측에서의 정책적 배려가 따라줘야 MSO의 효과도 커지는 동시에 SO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