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일반상가에서 컴퓨터 부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 사이에 메모리 시세가 2만원 이상 크게 올라 삼성전자 64MB SD램의 경우 일선 유통점에서 8만6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제품은 최근 2∼3일 사이 급등세가 한풀 꺾여 딜러가를 기준으로 8만원과 8만50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계속하고 있지만 국내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있어 당분간 8만원대 이상의 고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에 이어 주기판의 경우도 국내업체들이 최근 인텔의 칩세트 품귀현상을 반영, 가격을 소폭 인상했으나 앞으로 칩세트 수급이 여의치 않아 추가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로써 유니텍전자를 비롯해 엠에스디 등 주기판 유통업체들은 이번주 초에 이미 인텔의 LX칩세트와 ZX칩세트, BX칩세트 기반 주기판 가격을 딜러가 기준으로 3% 가량 올렸다. 일선 유통점들도 이를 반영, 판매가격을 제품당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1만원 정도 인상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주기판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인텔 칩세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기판 업계 한 관계자는 『주기판의 가격이 이렇게 오르는 것은 인텔이 BX칩세트 등 고급제품 중심의 시장을 저가형 통합보드인 810 칩세트 기반의 주기판 위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칩세트가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텔의 전략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기판 유통업체들이 810칩세트 기반 주기판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BX칩세트를 비롯한 인텔 칩세트 계열 주기판의 추가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이달 1일부터 4일까지의 전자상가 휴가가 끝난 뒤에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가격급등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엠에스디 등 주기판 유통업체들은 대만 등지의 물량확보에 나서는 한편 국내에서 칩세트를 확보, 대만업체에 생산을 의뢰해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한편 PC 핵심부품인 메모리와 주기판 가격이 큰폭으로 인상되자 조립PC 업계도 PC 가격을 소폭 인상하기 시작했으며 광고문구에 사양만 기재한 채 「가격은 별도 문의」라고 써넣는 업체가 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