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업계 "활로찾기" 부심

 국내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업계가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컬럼비아·워너브러더스·브에나비스타·20세기폭스 등 외국 영화·비디오 메이저들이 한국시장을 겨냥, 올 3·4분기를 기점으로 DVD영화 타이틀을 본격 출시할 계획이나 국내 업계는 제작·유통 등 전반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입지확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컬럼비아의 경우 당초 예정보다 지연되기는 했지만 한글 자막이 삽입된 DVD 타이틀을 올 가을부터 출시할 예정이며 워너브러더스도 매월 2∼3편의 DVD 타이틀을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브에나비스타와 20세기폭스도 각각 「디즈니」 영화와 「타이타닉」과 같은 영화대작을 DVD로 출시하는 것을 계기로 한국시장 선점경쟁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 역시 빗장 풀린 한국시장을 겨냥, 신종 DVD 플레이어와 타이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올 2월 DVD 타이틀 제작업체 등 국내 DVD관련 14개 업체가 참여해 발족한 「한국DVD산업발전협의회(회장 이중호)」는 최근 문화관광부 등에 국내 DVD업체가 생존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보호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중호 회장은 『외산 DVD 타이틀이 국내 시장형성에 단기적으로는 활력소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안방을 송두리째 내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틈새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국내 업체들의 노력과 함께 최소한의 자생기반을 가질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에는 각각 수천종의 DVD영화 타이틀이 제작돼 있고, 게임 분야 등으로 DVD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는 LG전자·삼성영상사업단 등 대기업들이 줄이어 손을 떼고 현재는 영세한 중소 제작업체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등이 DVD 플레이어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DVD롬 드라이브가 장착된 PC도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이같은 하드웨어 보급이 외산 타이틀을 위한 기반조성이 되기가 십상』이라고 우려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