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비수기인 8월인데도 수정디바이스시장은 여전히 호황국면이다.
예년 같으면 생산설비 일부가 잠자고 있어야 하는 7∼8월인데도 불구하고 24시간 풀가동해도 물량을 제때에 대지 못할 지경이다. 생산 라이프사이클이 올해는 바람을 타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정보통신과 가전시장이 살아나면서 세트업체들의 주문량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지난해 세트업체들이 구매를 자제해 현재 재고물량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 업체마다 재고물량 비축경쟁도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써니전기의 한 관계자는 『매년 6월을 끝으로 2∼3개월은 비수기에 접어들어 이 기간에 생산설비 등을 보수했는데 올해는 주문량이 밀리면서 24시간 생산설비를 돌려도 공급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세트업체들이 지난해 IMF 한파로 추가주문 없이 기존 재고물량으로 생산하다 경기가 호전되면서 일시에 주문량이 밀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3대 수정디바이스업체인 써니전기·고니정밀·국제전열공업 등은 8월에 접어들면서도 세트업체들의 납품독촉에 정신이 없다.
써니전기는 가전 3사의 TV·VCR수출이 큰폭으로 늘어나면서 관련 크리스털 공급을 제때 하지 못할 정도로 주문량이 몰리고 있으며 컴퓨터용 오실레이터도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통신단말기용 크리스털과 컴퓨터용 오실레이터 생산에 주력해온 고니정밀도 미국 등 수출물량이 급증하면서 제때 수출선적을 하지 못할 지경이며 국제전열공업도 주문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마이너스성장을 보였던 수정디바이스업체들이 올들어 가전·컴퓨터·통신시장이 살아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수정디바이스시장의 호황국면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