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모뎀라이저(MR) 카드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MR카드는 현재 PC 제조업체들이 사용중인 PCI규격 소프트모뎀보다 가격경쟁력이 높고 내부구조도 간단해 차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시장의 주력제품으로 큰 관심을 끌어왔으나 최근 이를 지원하는 I810(휘트니)칩세트 기반 주기판 출시가 지연되고 기존 PCI규격 소프트모뎀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채택을 미루는 제조업체가 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MR카드가 기존 소프트모뎀에 비해 저렴하지만 이미 월 30만대의 공급능력을 갖춘 PCI규격 소프트모뎀 생산라인을 섣불리 교체할 경우 수출용 PC 생산일정에 기술적, 경제적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를 들어 채택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MR카드 채택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출시예정인 I810기반 보급형 PC모델에 MR카드 대신 PCI규격 소프트모뎀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I810 기반 PC환경에서 MR카드의 작동 안정성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앞으로 2∼3개월 동안 일반 PCI규격 소프트모뎀을 채택할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전개에 따라 업계에서는 하반기 모뎀 OEM 시장에서 MR카드 제품의 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I810칩세트 통합주기판이 시스템 안정성 문제로 제품출시가 계속 지연되고 지난 상반기 동안 소프트모뎀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MR카드와 PCI규격 소프트모뎀 가격차가 크게 줄고 있어 국내 모뎀 OEM 시장에서 PCI규격 소프트모뎀이 예상외로 장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커넥선트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현재 PCI규격 소프트모뎀과 MR카드의 OEM공급가격 차이는 불과 1∼2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도 일반 소프트모뎀의 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MR카드의 보급속도가 더욱 느려질 것』으로 예측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