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PC 주변기기 시장에 일부 대만산 50배속 CD롬 드라이브가 출시됨에 따라 앞으로 CD롬 드라이브 속도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D롬 드라이브를 대체할 것으로 유력시되는 CDRW 드라이브가 국내시장에서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인데도 48배속, 50배속 CD롬 드라이브가 잇따라 등장하는 현상이 벌어져 관련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미 48배속 CD롬 드라이브가 기술 한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50배속 CD롬 드라이브가 출시되고 있는 배경과 이런 제품들이 투자 대비 수익성면에서 경제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PC 주변기기 업체가 56배속 CD롬 드라이브 출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지난 94∼95년에 걸쳐 전개됐던 CD롬 드라이브 속도경쟁이 재연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낳고 있다.
현재 세계 CD롬 드라이브는 32배속 제품부터 52배속 제품까지 고르게 공급되고 있으며 약 10년 동안 모든 PC에 장착되면서 보급률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만 PC 주변기기업체들이 후발주자로 CD롬 드라이브 시장에 참여해 48배속 이상의 제품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CD롬 드라이브 공급업체들은 50배속 이상 CD롬 드라이브 시장에 대해 『그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 마케팅 용』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현재 CDR나 CDRW 미디어와의 호환성과 가격면을 고려할 때 CD롬 드라이브 시장은 40배속, 48배속 제품이 주력이며 그 이상의 속도는 현재 PC 사용환경에 비춰 큰 의미가 없다는 견해다.
먼저 48배속 이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소음과 진동문제를 개선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40배속, 48배속 CD롬 드라이브와 50배속 이상의 CD롬 드라이브들이 구조적으로 크게 달라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데이터 읽기속도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디스크 회전 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마찰과 먼지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공기중에서 40배속 CD롬 드라이브에 적용된 8500rpm 이상의 디스크 회전 수를 내기 위해서는 아직 상당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경제성 측면에서 당분간은 40배속과 48배속 CD롬 드라이브 제품이 시장의 주력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는 △세계 주요 PC 공급업체 대부분이 이미 40배속과 48배속 CD롬 드라이브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고 △CD롬 드라이브가 더이상 PC마케팅에서 의미가 없으며△CD롬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이 제품 마진폭은 축소되는데도 많은 개발비를 계속 투입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D롬 드라이브를 대체할 수 있는 DVD롬 드라이브나 CDRW 드라이브 보급이 늦어지고 있어 LG전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CD롬 드라이브 업체들도 차기 제품에 대한 개발계획을 전혀 갖지 못해 대만업체를 중심으로 CD롬 드라이브의 속도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