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방송국(SO)들이 상품전 중계방송 등 유사 홈쇼핑 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SO들은 최근 들어 케이블TV 가입자들의 홈쇼핑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특정 기업이나 단체가 주관하는 상품박람회나 중소기업 상품전 등을 중계방송하는 방식으로 유사 홈쇼핑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케이블SO들이 유사 홈쇼핑 프로그램 제작에 이처럼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제작비 부담이 적은데다 가입자들에게 상품 정보를 제공, 시청률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유형의 프로그램이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광고방송과 혼동되거나 소비자들에게 특정 업체 상품의 성능이나 기능을 과대 선전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발표한 「종합유선방송 심의 사례집」에 따르면 수원방송은 지역내 상품전을 탐방 및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면서 특정 판매업체가 개최하는 상품전과 판매상품을 자세히 소개하고 기간·장소·전화번호를 수시로 방송하는 등 사실상 홈쇼핑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했다.
서초방송 역시 「생활용품 및 아이디어 대박람회」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특정 판매업체의 상품을 근거없이 과대 선전하거나 광고방송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아 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밖에 UBS연합방송이 「99최우수 중소기업 박람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판매업체의 상품·전화번호 등을 수시로 방송, 소비자를 오도한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강동케이블TV는 「알뜰 중소기업 상품 및 아이디어 상품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상품을 홍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래케이블TV의 「강북 도봉 중소기업 제품전」, 서부산방송의 「결식아동돕기 우수중소기업 대박람회」, 한밭케이블TV와 대전방송의 「교통산재 장애인 유자녀돕기 사랑의 대바자회」, 인천케이블TV네트워크의 「중소기업 상품전」 등 특정 업체 제품을 홍보한다는 측면에서 홈쇼핑 프로그램과의 경계가 모호해질 우려가 있는 유사 홈쇼핑 성격의 프로그램 제작이 케이블SO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