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로 인해 제품 양산 및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MP3플레이어 붐이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한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플래시메모리를 비롯해 스마트미디어카드(SMC)·멀티미디어메모리카드(MMC)·디코더칩·마이컴 등 핵심 반도체 부품의 구득난으로 인해 수출오더를 확보해 놓고도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핵심부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의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당초 예상과는 달리 메모리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워낙 부족해 웃돈을 주고도 구입하기 힘든 상황이다.
플래시메모리 품귀사태가 빚어진 것은 MP3플레이어가 유망 수출품목으로 급부상하면서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생산업체수가 갑자기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데다 디지털카메라·디지털녹음기 등 플래시메모리를 채택하는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 수요가 최근 들어 예상외로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지금과 같은 공급부족 사태를 초래한 것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시장 예측을 잘못했거나 아니면 메모리 값을 올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측은 16MB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작년 말까지만 해도 MB당 1.4∼1.5 달러선이던 메모리 값을 원가절감을 통해 1분기엔 1.2 달러선으로 낮추고 32MB 제품이 본격 공급되는 3분기부터는 업체들의 요구대로 1 달러선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지금에 와선 값을 낮추기는커녕 물량 부족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체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처럼 플래시메모리 구득난과 함께 메모리 값이 급등하면서 특히 벤처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 현재 발주물량의 절반도 제때 공급받지 못함에 따라 양산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원가 비중이 높은 메모리 값이 큰 폭으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수출단가를 높일 수가 없어 출혈수출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능력을 2배 가까이 늘렸지만 수요 증가 폭이 예상치를 훨씬 웃돌고 있는 탓에 지금으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공급물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한 반도체 특성상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늘릴 순 없지만 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일부 D램 라인을 플래시메모리 라인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원가절감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메모리 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가격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