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비전돔

 21세기 사이버 교육의 모습은 3차원 입체영상을 이용한 가상공간에서 실제 수업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ARC(Alternative Reality Corporation)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비전돔(Visiondome)은 이같은 가상수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비전돔은 말 그대로 「볼 수 있는 방」을 의미한다. 지름 4m, 5m, 7m의 크기로 된 이 방에 들어가면 자신의 움직임을 다른 비전돔에서 그대로 볼 수 있고 서로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형상화해 느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3차원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방법으로는 고글이나 헬멧, 특수 장갑 등을 끼고 움직이면 특수 안경을 통해 컴퓨터가 만들어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비전돔은 바로 이러한 시각적인 제한을 뛰어넘는 기술이다. 아무런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도 비전돔 안에만 들어서면 3차원 가상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다른 비전돔에 있는 사람의 영상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홀로그램으로 공간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비전돔 안에 있는 의자에 앉으면 시야에 들어오는 돔의 화면에 3차원 입체영상이 맺혀 시각적인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이 사이버 교육에 응용되면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자기가 있는 위치에서 비전돔에 들어가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교사가 돔 안의 칠판을 이용해 강의를 하면 교사 앞으로는 학생 전체의 모습이 교실처럼 펼쳐지며, 학생들은 선생님의 모습과 자신의 주위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특별한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책상에서 강의 내용을 받아 적거나 가상공간 너머의 옆자리에 있는 학생과의 잡담도 가능하게 된다.

 아직까지 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1∼2년내에 이같은 모습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이렇게 된다면 지각 걱정은 안해도 되지만 아프다는 핑계로 결석을 하는 모습은 더이상 보기 힘들어질지 모른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