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전산망 구축시장 "리눅스" 열풍 거세다

 교육부가 주관해 시행하고 있는 「초·중·고 학내 전산망 구축사업」에서 리눅스 돌풍이 거세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산망 구축사업에서 리눅스가 도입되고 있는 곳은 프록시 서버 부문. 프록시 서버는 학내 네트워크와 외부 인터넷 공용 네트워크 사이에 위치해 보안기능과 함께 인터넷 접속 속도를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원래는 학내 전산망 사업이 네트워크 구축 위주로 진행돼 프록시 서버 도입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나 인터넷 접속 속도의 보장과 학내망의 보안, 유해정보 차단 등의 문제 때문에 작년 말부터 도입이 시작됐다.

 프록시 서버 도입을 위해 각 학교에 배정된 예산은 소프트웨어 77만원과 하드웨어 250만∼300만원 가량. 2002년까지 약 1만1000개 학교에 구축될 예정이어서 소프트웨어 부문에만 70억원, 하드웨어는 3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는 셈이다.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이중 현재까지 2500여개 학교에 프록시 서버가 설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교육부가 배정한 예산에서도 나타나듯이 이러한 예산 배정은 리눅스를 공식적으로 후원하는 가격에 가깝다. 운용체계(OS)와 애플리케이션 가격을 합쳐 77만원이라는 가격은 리눅스 외에 원도NT 등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학내 전산망에 들어간 프록시 서버의 OS에서 리눅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OS는 무료고 여기에 역시 공개 프로그램인 프록시 서버와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공개 버전의 경우 보안기능과 유해정보 차단기능에 문제가 있어 이들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 저렴한 가격의 상용 제품들이 탑재되고 있다.

 이처럼 아직까지 기업 차원에서는 크게 채택되지 않고 있는 리눅스가 학교 전산망에 대거 도입됨으로써 앞으로 리눅스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단 리눅스 서버가 설치되면 기존 프록시 서버 외에도 인터넷을 통해 무료 웹 서버인 아파치를 다운로드해 운용할 수 있는 등 활용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아직까지 학교에서 교사들이나 학생들이 리눅스를 쉽게 운용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어서 섣불리 리눅스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전산망 구축이 본격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한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한 하드웨어적인 네트워크 구축만 이뤄지고 있는 단계에서 향후 학교내 가상교육 솔루션을 설치, 운용하는 데 첫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의미 때문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사도 자사의 NT 위주로 학내망 구축사업 공략에 나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올초 학교에 무료로 워드프로세서인 MS워드를 공급했던 바 있던 MS는 서버 분야에서도 학교를 대상으로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학교에 200사용자용 백오피스 제품을 200만원에 공급키도 해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 백오피스 솔루션에는 윈도NT 4.0과 SMS 서버, SQL 서버, 익스체인지 서버 등 MS의 주요 서버 제품이 모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해외에서도 학교를 대상으로 한 아카데미 버전은 정가의 3분의 1 이하 가격에 공급하지만, 3000만원을 호가하는 일반 기업용 제품을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에 공급한 것은 리눅스를 겨냥한 덤핑 공세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처럼 MS가 저가 공세로 학교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전체 시장에 비해 이 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향후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학내 전산망 구축에 들어간 예산이 총 760억원인데 비해 내년은 1100억원, 2001년 975억원, 2002년 750억원으로 규모가 크게 확대될 예정이어서 향후 학교시장을 둘러싼 리눅스와 윈도2000(NT)의 시장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