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미국 명문대학에 다닐 수 있다. 집에서 컴퓨터와 모뎀을 이용해 학부과정은 물론 석사, 박사학위까지도 딸 수 있게 됐다. 미국의 경우 이미 30개 이상의 대학이 사이버강좌를 열고 있고 원격강의를 받으면 학점이 인정된다.
이같은 사이버교육 붐은 아폴로 그룹에서 운영하는 피닉스 대학의 성공이 신호탄이었다. 피닉스 대학(http://www.uophx.edu)은 미국 최대 규모의 가상대학으로 온라인 졸업생이 수십만명에 이른다. 이 대학은 오래 전부터 통신강의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온라인 강좌를 듣는 사람들은 주로 직장인들. 주로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우편으로 비디오 강의교재를 보내주기도 한다. 집이나 직장, 시내의 통신강의센터를 자유롭게 이용한다.
로체스터 공과대학(http://www.rit.edu)은 이미 79년부터 세계 어디서나 등록할 수 있는 「장거리 교육제도(Distance Learning)」를 선보였다. 70년대에는 비디오 교재를, 80년대에는 팩스와 통신을 주로 이용했지만 이제는 인터넷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채널이 됐다.
로체스터 공과대학은 미국에서 13번째로 규모가 큰 사립 학교로 미국 공대중 상위권에 포함되는 명문이다.
온라인 강의에 대한 지원도 확실하다. 전세계 도서관과 링크시켜 어떤 장소에서든 필요한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터넷에 5만권 이상의 도서를 DB화한 사이버 도서관을 개설해 놓았고 팩스와 E메일로 편리하게 교재를 신청할 수 있다.
퍼스트 클라스(First Class)라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데 LAN이 연결된 직장에서는 로체스터 대학의 서버와 접속되지 않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시큐리티를 위해 각 회사들이 설치한 방화벽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집에서 다이얼 모뎀으로 접속하거나 회사 컴퓨터에 모뎀을 따로 달아야 한다.
이 대학의 온라인 학위로는 정보기술 석사와 소프트웨어 개발&경영 석사 부문이 평가받고 있다. 인터랙티브한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의 개발과 체계적인 시스템 분석론이 이 대학의 강점이다. 건강복지와 환경보존 관련 석사도 눈에 띄는 과정이다.
현재 세계 각지에서 3000여명의 학생들이 로체스터 대학의 온라인 과정을 듣고 있는데 장점이라면 정규 코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학습량도 실제 캠퍼스에서 배우는 학생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반면 단점은 학비를 똑같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 1년에 거의 1000만원의 등록금이 필요하다. 거기에 인터넷 사용료와 전화 요금이 부가된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로체스터 공대 홈페이지에서 입학원서를 작성하면 된다.
아이비 리그인 듀크대(http://www.fuqua.duke.edu) 푸쿠아(FUQUA)경영대학원에서는 기업의 젊은 매니저들이 2년 내에 MBA를 받을 수 있는 「크로스 컨티넨트 프로그램(Cross Continent program)」을 계획하고 있다. 이 학교는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교육과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으로 직접 가야 하는 단기간의 캠퍼스 수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크로스 컨티넨트 클라스는 오는 2000년부터 개설된다. 그밖에 실리콘밸리의 심장 스탠퍼드가 온라인으로 전기공학 석사과정을 신설했다.
「유넥스트(http://www.unext.com)」는 최고의 강사진에게서 배울 수 있는 사이버스쿨. 7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스탠퍼드대학의 케네스 애로우 교수를 비롯해 9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시카코대학 멜튼 밀러 교수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유넥스트는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교육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는 가상교육의 선두주자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테스트 드라이브를 클릭하면 유넥스트의 수업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밖에 「블랙보드」와 「워튼스쿨」도 널리 알려진 사이버대학이다.
올해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만 존재하면서 최초로 대학졸업장을 공인받은 웹 유니버시티가 탄생해 또 다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대부분의 가상대학들이 실제의 캠퍼스와 도서관과 강의실, 교수를 갖추고 있지만 4년 전 케이블 TV 사업가 글렌 존스에 의해 설립된 존스 인터내셔널은 오직 인터넷에서만 문을 연다. 컬럼비아와 스탠퍼드, 텍사스 디자인 대학 등 명문대 교수들이 강의를 맡고 있는데 모두 존스 인터내셔널 소속이 아니라 프리랜서다.
이 학교는 상대적으로 낮은 등록금과 혁신적인 수업모델로 미국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8주당 수업료는 700 달러, 일반 대학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저렴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 현재 세계 34개 국가에서 950명의 학생들이 이 사이버대학을 다니고 있다.
존스 인터내셔널은 권위를 인정받는 만큼 졸업장을 받기도 쉽지 않다. 1회 졸업생인 조안 크리텐슨(50)은 『매일 밤 11시까지 공부해야 했으며 그동안 살면서 가장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존스 인터내셔널측은 오는 2001년까지는 6000명의 학생이 등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콩코드 법률학교가 두 번째 사이버대학으로 문을 열게 될 전망이고 온라인러닝(OnlineLearning)은 그 다음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전세계 지사 직원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세운 사내대학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몰리(MOLI: Microsoft OnLine Institute) 과정을 이수한 사람은 전문 엔지니어로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Vocab U(http://www.vocabulary.com)」는 비록 명문대학은 아니지만 1년 과정을 마치면 졸업장도 받을 수 있고 직장 내에서 영어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이버학원이다. 수강료도 없고 8명의 교수진도 탁월하기 때문에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다면 도전해 볼 만한 과정. 「Vocab U」의 홈페이지에서 우선 자신의 실력에 알맞은 레벨을 선택해야 하는데 1단계는 미국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 2단계는 중학생, 3단계는 고등학교 재학생 이상의 실력이 돼야 한다. 응시레벨을 결정한 후 등록(Register)란에서 신상명세만 기입하면 입학이 된다.
앞으로 사이버대학은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 신개념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고 싶어하는 직장인들로 더욱 붐빌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기 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