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린 효자상품으로 가전분야에선 컬러TV, 산전분야에선 교환기를 꼽는다. 시기적으로 다소 격차가 있지만 컬러TV 보급을 계기로 국내 가전산업은 성장세를 거듭했다. 대대적인 전화망 구축 역시 교환기산업을 일으키는 견인차로 작용한 셈이다.
세월은 어김없이 새로운 성장품목을 발굴하고 교체하는가보다. PC 판매대수가 컬러TV를 앞질러 가전분야의 주종품목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산전분야 역시 「언제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는 이점으로 유선에서 무선분야로 성장 주도품목이 넘어간 지 오래다.
최근에는 성장 주도분야로 인터넷이라는 사이버월드에 이어 디지털 정보가전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시대를 선도할 대표주자는 단연 디지털TV다.
디지털TV는 과거 흑백TV에서 컬러TV로 넘어가는 상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산업유발 효과를 일으킨다. 일부에선 문명사적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고 역설한다.
디지털TV의 성장잠재력은 세계 전자산업의 판도마저 재편할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무려 1조 달러의 장세를 형성, 세계 전자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나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디지털TV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발표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디지털TV가 과거의 성장 주도품목과는 사업환경이 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지난 90년부터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노력한 결과 나름대로 특정기술에선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컬러TV나 VCR 등 아날로그분야에선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교환기분야에선 미국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황변화다.
선진국 따라잡기에만 급급했던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