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유통시장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교육용 CD롬 타이틀업체들이 「서점유통」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총판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교육용 타이틀 유통시스템이 올들어 수요 격감과 함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판로가 막힌 제작사들이 전국적인 공급기반이 갖춰진 서점유통망을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 이를 적극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부터 국내 교육용 타이틀업체로는 처음으로 이포인트가 1000곳 가량의 서점망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서점유통을 시작했고, 웅진미디어도 그동안 판매해온 CD롬 타이틀의 패키지를 변경하고 전자출판물로 등록해 부가세 면세인증을 받는 등 서점유통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중이다.
이포인트는 현재 「능률영어」시리즈, 「중학수학」시리즈 등 2만9000원대의 CD롬 타이틀 8종류를 이들 서점에 진열판매하고 있는데, 아직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회사측은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교육용 타이틀업체들이 서점유통에 관심을 두고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교육용 타이틀업체들이 서점유통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기존 일반 유통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새로운 판매망 확보가 절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점망의 경우 전국적으로 1만5000곳을 넘어서고 있어 이를 최대한 활용할 경우 최종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판매루트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게임 타이틀이 서점유통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도 교육용 타이틀업체들의 서점유통 활용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서점유통에 대해 회의적인 업체들도 적지않다. 이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서점주와 소비자들의 인식부족. 상당수의 서점주가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교육용 타이틀을 소개하거나 구입을 권장하지 않고 있으며, 고객들도 서점에서 교육용 타이틀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서점이 타이틀을 직접 구동해 볼 수 있는 별도의 PC 등을 갖추고 관리하기가 어려운 것도 서점유통의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타이틀업체들은 서점유통을 업계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로 인식하고 있어 앞으로 교육용 타이틀의 서점유통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