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일부품 산업 공동화 우려

 지속적인 가격하락세와 업체간 과당경쟁 등으로 트랜스포머의 국내 생산기반이 크게 흔들리면서 코일부품업계가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하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코일부품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성마그네틱·보암산업·삼화텍콤·오성전자산업·크로바전자 등 트랜스포머 생산업체들은 최근들어 코일부품의 국내 생산여건이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코일부품의 생산라인을 대거 중국으로 이전하는 한편 국내 공장을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은 칩부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생산품목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소주시에 제2현지공장을 설립한 다성마그네틱(대표 박현빈)은 내년까지 국내공장의 트랜스포머 생산라인을 중국 위해·소주의 현지공장으로 이전, 코일부품 전량을 중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며 중국 위해·산동에 현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보암산업(대표 노시청)은 올해 말까지 400만달러를 투자해 2개의 공장을 추가 건설해 코일부품의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삼화텍콤(대표 이근범)과 오성전자산업(대표 유병화)도 채산성이 떨어지는 트랜스포머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 중국 현지공장의 생산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국내 공장을 칩 부품 등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올들어 중국 공장의 코일부품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크로바전자(대표 송한준)는 올해 말까지 중국 공장의 생산비중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트랜스업계가 최근들어 코일부품의 중국 생산비중을 크게 높이는 것은 국내시장에서 트랜스포머의 가격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어 생산원가 절감이 최우선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데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 진출한 국내외 세트업체에 코일부품의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현지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비교적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트랜스업계가 원가절감과 신규시장 공략 등을 위해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이전, 국내 생산비중을 크게 줄임에 따라 조만간 중국이 국내 코일부품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부상하는 반면 국내 코일부품산업의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랜스포머 생산업체들이 활로모색을 위해 중국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 것은 상황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지만 국내 코일부품산업의 공동화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