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B "e비즈니스".썬 ".com".HP "E서비스", 인터넷 대표브랜드 "각축"

 「e비즈니스」 「.com」 「E서비스」.

 외국계 대형 정보기술(IT)업체간에 최근 인터넷과 전자상거래(EC)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브랜드명을 놓고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휴렛팩커드(HP) 등 외국계 IT업체들은 인터넷이나 EC분야에서 이같은 상징어를 부각시키기 위해 엄청난 마케팅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며 아예 자신들의 브랜드를 보통명사화함으로써 인터넷이나 EC를 일컬을 때에 자연스럽게 회사이미지를 떠오르게 하겠다는 복안마저 갖고 있다.

 미국 IBM사가 「e비즈니스」를 들고 나오면서부터 전세계적으로 촉발된 이같은 인터넷 브랜드 확산전쟁은 선이 「.com」을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으며 최근에는 HP가 「E서비스」라는 용어로 이에 가세,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들 대형 IT업체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눈앞에 두고 이같은 새로운 경영환경 하에 자사 사업전략 전체를 재편성하고 있어 전세계 IT업계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지난 97년초 「e비즈니스」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이후 각 언론매체에 대대적인 홍보전을 전개하는 등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퍼부어 이제는 「e비즈니스」가 일반 「전자상거래」를 의미하는 보통명사처럼 사용되도록 만들었다.

 한국IBM은 이처럼 지난해 「e비즈니스」의 개념 확산에 성공했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올해는 구체적인 영업성과와 고객 성공사례 홍보에 주력키로 하고 올 상반기에 광고·다이렉트마케팅 등의 활동을 통해 「e비즈니스」 이미지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비슷한 전략을 들고 나오는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IBM이 「e비즈니스의 원조」임을 내세우는 한편 「인터넷 부문 솔루션 재정비」 「전문 협력사 제휴」 등을 골자로 한 「e비즈니스 재출범」 프로젝트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올들어 「.com」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는 올 상반기에만 약 8억원의 매체광고를 포함해 1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5억원 이상을 들여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썬의 제품과 전략을 「.com」과 연계하는 「Datacenter.com」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달부터는 이기종 환경에서 상호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전략으로 「Interoperability.com」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또 하반기에는 「sp.com」 프로모션을 계획하는 등 「.com」을 분야별로 실제 비즈니스 상황에서 연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그동안 IBM의 「e비즈니스」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E월드」브랜드를 주장해 왔으나 「E월드」가 너무 개념적으로 흘렀다는 평가에 따라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E서비스」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립,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최근 새로 부각되고 있는 「E서비스」는 웹과 웹을 연결해 주는 기술인 「E스피크」를 기반으로 인터넷을 통해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주는 서비스다. 한국HP는 「E서비스」를 대중화함으로써 사실상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복안이다.

 한국HP는 이에 따라 「E서비스」의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기존의 인터넷 마케팅, 컨설팅, 영업지원 등의 인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일명 스왓팀)를 별도로 구성하는 한편 산업별로 특화된 「E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영업부문별로 산업별 대책팀도 별도 구성,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IBM·선·HP·컴팩을 비롯한 미국 대형IT업체들의 인터넷·EC 브랜드 경쟁은 본격적인 인터넷시대의 새 밀레니엄을 맞아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해외 시장공략을 위해 이들 IT업체의 경영전략 변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새로운 IT환경에 걸맞은 경영전략의 개념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