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웨이퍼 값 상승 조짐

 반도체 제조용 핵심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다소 오를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반도체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과 함께 소자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리콘 웨이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지난 3년간 최저 가격대를 형성해 온 웨이퍼 가격이 1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전세계 웨이퍼 수요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스미토모·미쓰비시·신에츠 등 일본 주요 웨이퍼 업체들이 최근의 엔화강세와 웨이퍼 생산설비의 추가 건설을 위한 재원마련을 이유로 웨이퍼 가격의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국내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세계 웨이퍼 업체들은 반도체 감산에 따른 공급량 축소와 웨이퍼 업체들간의 저가 경쟁으로 200㎜ 웨이퍼의 공급 가격이 장당 65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반도체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과 함께 200㎜ 웨이퍼의 월 공급량이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330만장 규모로 늘어나는 등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이러한 실리콘 웨이퍼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비메모리 및 개별소자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100㎜ 및 150㎜급 중·소구경 웨이퍼와 일부 200㎜ 웨이퍼 제품에서 공급 부족 조짐까지 나타나 웨이퍼 가격의 인상 가능성을 더욱 높여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웨이퍼 업체들로부터 50% 이상의 물량을 공급받고 있는 국내 웨이퍼 시장 특성상 국내 웨이퍼 가격도 조만간 200㎜ 웨이퍼를 기준으로 현재보다 10% 가량 오른 장당 73달러에서 80달러 선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소자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웨이퍼 가격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이러한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하지만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도체 가격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웨이퍼 가격이 10% 가량 오른다 하더라도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은 극히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올해 초 미국의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ABI(Allied Business Intelligence)는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성장하면서 실리콘 웨이퍼의 대량 수요를 촉발, 내년부터 세계 웨이퍼 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함께 가격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