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TV 중국 수출 "고전"

 인구 13억명에 연간 TV수요 2100만대(99년)의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중국에서 국산TV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LG전자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지난 95년부터 TV부문을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온 결과 장홍(長虹)·강가(康佳)·TCL·장성(長城) 등 180여개 로컬브랜드들이 중국 TV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초강세를 유지, 국산 TV의 중국내 시장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중국산 TV의 소비자가격이 지난 1·4분기보다 무려 25%가 하락해 현재 주력모델인 21인치와 25인치의 판매가격이 각각 140 달러, 204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싼 수준인데다 최근 초특가 할인판매까지 시작돼 한국산보다 평균 40∼50%가 싼 가격을 형성하는 등 국산TV의 채산성 악화 및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심양과 천진에 각각 진출한 LG·삼성전자의 올해 TV매출이 목표대비 70%를 넘어서지 못하는 등 올 하반기 국산TV의 중국판매가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지난 7월 말까지 중국에서 약 25만대의 TV를 판매하는 데 그쳐 올해의 내부목표인 70만대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역시 올해 목표를 작년 매출실적인 60만대보다 10만대가 적은 50만대로 책정하고 있다.

 양사는 오는 10월 중국의 건국 50주년(공산당창립기념일)행사 특수, 11월 마카오 반환 및 밀레니엄 행사, 지난 86∼88년에 최고점에 올랐던 중국내 TV판매의 대체수요, 농촌 200만 가구 주택보급사업의 가전수요 등에 힘입어 TV매출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