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Inside.. 국내 PC개발사.산업현황

 우리나라 개인용 컴퓨터의 원조는 81년 선보인 삼보컴퓨터의 「SE­8001」이다. 그러나 이 컴퓨터는 IBM PC와 호환가능한 개방형 아키텍처를 채택한 것은 아니며 처리방식에서도 16비트가 아닌 8비트였다. IBM 호환 PC는 82년부터 당시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일컬어지던 서울 청계천 상가의 소규모 상인들에 의해 주문 제작되다가 83년 4월 삼보컴퓨터·큐닉스 등에 의해 정식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국산 컴퓨터가 처음 등장한 것은 73년. 당시 KIST가 데이터제너럴의 미니컴퓨터를 역분석해서 사설교환기제어시스템으로 개발한 「세종1호」가 그 원조다. 이후 국산 컴퓨터 개발의지는 인텔의 X86시리즈와 모토롤러의 68K시리즈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등장한 70년대 말 한국전자기술연구소(KIET)등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80년대 들어서면서 삼보컴퓨터로 계승됐다.

 PC산업은 정부가 83년을 「정보산업의 해」로 선포하면서 발전의 토대를 닦았고 87년 행정전산망사업의 추진과 교육용 컴퓨터 보급확대 등으로 이어지면서 큰 전환기를 맞이했다. PC의 제조와 공급의 경우 처음에는 삼보컴퓨터·큐닉스 등 벤처기업과 청계천 상가 출신의 소기업들에 의해 주도되던 것이 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삼성전자·금성사·현대전자·대우통신 등 대기업들이 본격 참여하면서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산 PC가 본격 생산되기 시작한 지난 89년부터 98년까지 10년동안 국내 보급된 총 PC대수는 1232만여대고 이 가운데 98년 말 현재 실가동대수는 730만대에 달한다. 올해 예상 판매대수는 19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수출은 81년 11월 삼보컴퓨터가 「SE­8001」을 캐나다로 선적한 이래 그 규모가 매년 큰폭으로 신장됐다. 80년대 후반에는 대우통신의 「모델D」, 현대전자가 현대자동차 「포니」의 명성을 빌려 출시한 「Hyundai」등이 미국시장 등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삼보컴퓨터의 경우는 18년 전 「SE­8001」의 명성을 올해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저가PC 「e머신즈」로 잇고 있다.

 이들 명성을 바탕으로 한국은 연간 PC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하는 「PC 수출대국」의 위치를 누리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PC 총수출액은 1조1888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배 이상 증가했고 하반기 PC 수출규모도 1조531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PC는 우리나라의 정보화를 앞당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PC 보급의 확산은 세계적 추세인 인터넷 대중화의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정부 행정의 전산화는 물론 교육 정보화를 가능하게 했다. 또 PC와 관련산업분야의 수많은 벤처기업, 사이버비즈니스, SOHO(Small Office Home Office), PC게임방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했다.

<온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