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BX칩세트 감산 영향.. 주기판업계, 물량확보 "비상"

 국내 주기판 공급업체들의 제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BX칩세트 감산을 계기로 주기판용 칩세트 물량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주기판시장이 공급부족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평균 26.5달러선에 거래되던 BX칩세트의 경우 공급물량 부족으로 35달러선에도 구하기 힘들어져 월 수십만장 이상씩을 생산하는 대만 주기판 공급업체들이 칩세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주기판 공급업체들이 보급형PC 시장의 주력모델로 삼아왔던 ZX칩세트 기반 주기판은 아예 구할 수조차 없게 됐고 BX주기판은 주문량의 50%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관련업계는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주기판 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달부터 10월 이후까지 주기판 시장은 누가 얼마나 많이 점유율을 늘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평하고 『대만 대형 주기판 업체와 공조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군소업체들은 영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주기판 시장에 때아닌 칩세트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대부분의 주기판 공급업체들은 인텔이 810칩세트 기반 주기판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ZX칩세트와 BX칩세트 공급물량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810칩세트 기반 주기판이 출시 당시에 안정성에 문제가 있었던데다 당초 기대와 달리 시장 확대속도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인텔의 한 관계자는 『810, 820칩세트를 이번 분기에 출시하는 동시에 BX칩세트 생산량을 점차 줄여나가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BX칩세트 생산량을 이미 줄인 상태에서 810, 820칩세트 생산이 연기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공급부족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라며 『의도적인 감산정책을 취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국내 주기판 공급업체들은 이유가 어떻든 재고물량이 바닥나는 다음주께면 심각한 공급부족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주기판 핵심부품인 칩세트 부족사태에 CPU와 메모리 가격인상이 맞물려 PC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