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C.PDA.미니노트북 이동컴퓨팅시장 "대권후보"

 앞으로 국내 이동컴퓨팅의 강자는 어떤 제품이 될까.

 국내 이동컴퓨팅을 선도해온 핸드헬드(H) PC가 당초 예상과 달리 시장활성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개인휴대단말기(PDA)가 급부상하고 있는데다 미니 노트북PC가 고개를 들고 있어 앞으로 이동컴퓨팅 시장을 주도할 제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이들 3개 제품의 월평균 시장규모는 수천대에 불과하지만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수요증가에 따른 가격인하가 기대되면서 이동컴퓨팅 시장주도권을 둘러싼 이들 제품의 경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이동컴퓨팅시장을 선도해온 품목은 HPC. 지난 97년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HPC를 개발,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해 HPC사업에 참여하면서 HPC는 척박한 국내 이동컴퓨팅시장의 물꼬를 텄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HPC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신제품 개발과 영업에 집중한 지난해에는 IMF 한파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HPC는 또 이들 두 업체의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미비한데다 대당 100만원대 초저가 노트북PC가 등장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서 외면당했다.

 실제 HPC는 그동안 일반유통시장에서 거의 판매되지 않았으며 보험·증권·기업체 영업부 등 특정분야에만 일부 물량이 공급됐다.

 HPC는 급기야 올들어 LG전자의 사업축소로 이어질 만큼 2년이라는 오랜 시장진입 기간에도 불구하고 무주공산인 이동컴퓨팅의 강자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HPC는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새로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LG전자의 사업축소와 달리 최근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마련, 이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온 HPC(모델명 이지프로)를 국내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스캔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또 오라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SK텔레콤 등과 「삼성 휴대용 솔루션 파트너」그룹을 결성하고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PC의 시장활성화 지연을 틈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이동통신제품은 PDA. 지난해 PDA 시장에 참여한 제이텔에 이어 지메이트, 뷰컴, 가산전자 등 벤처기업들이 올들어 일제히 신제품을 발표하거나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이들 업체가 선보이거나 개발중인 PDA는 가격이 20만∼40만원대로 HPC에 비해 크게 저렴하면서도 전자수첩 기능은 물론 인터넷검색 통신기능, MP3플레이어 기능 등 첨단 기능을 채택하고 있다.

 또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은 이동통신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PDA 제조업체들은 자체 운용체계(OS) 외에 리눅스 등 다양한 OS를 기반으로 증권, 병원 등 특정업종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한솔텔레컴 등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와 연계한 새로운 정보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면서 시장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최초로 자체 OS를 채택한 PDA를 출시한 제이텔의 경우 월평균 PDA 판매물량이 올초 1000대에서 최근 4500대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HPC와 PDA 경합에 이어 최근 미니 노트북PC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니 노트북PC는 기능이 기존 노트북PC와 유사하면서도 크기는 2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제품으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초 한국후지쯔가 발표한 미니 노트북PC인 「라이프북 B112」는 제품발표 이후 현재까지 월 1000대씩 판매되는 등 성과를 높이고 있다. 특히 앞으로 도시바 등 일본산 미니 노트북PC가 국내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